‘경영공백’ KB금융, 주가도 체면 구겨

‘경영공백’ KB금융, 주가도 체면 구겨

입력 2014-09-15 00:00
수정 2014-09-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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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딩뱅크’로 불리던 KB금융지주가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를 맞으면서 주가도 체면을 구겼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날보다 5.22% 내린 3만9천원에 마감했다.

KB금융 주가는 그동안 꾸준히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투자자들이 외국계 증권 창구를 통해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맥을 못 췄다.

외국인은 지난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KB금융을 5천억원 넘게 순매수해 보유 지분을 63.93%에서 67.30%로 3.37%포인트나 올렸다.

구경회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그동안 외국인은 정부의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은행주 전체를 동반 매수한 것이지, KB금융만 산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몇년전만 해도 KB금융은 은행주 가운데 주가와 시가총액에서 1위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신한금융지주에 수위 자리를 내주었고,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15일 KB금융 주가는 신한지주 5만1천600원보다 1만원 이상 차이가 나고 4만800원에 마감한 하나금융지주에도 뒤졌다.

시가총액은 신한지주가 24조4천687억원으로 코스피 7위, KB금융은 15조677억원13위다. 하나금융은 11조8천277억원으로 시총 순위 20위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에서 지난 12일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임영록 회장에 대해 자진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이번 충격이 3∼6개월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주가도 외국인의 매도 전환 등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길어질 수 있고 경영 공백에 따른 부작용도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집행부가 없으면 혼선이 따르고 당장 LIG보험 인수도 오리무중”이라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KB금융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단계 낮추고 4만8천500원이던 목표주가도 4만6천원으로 내렸다.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1팀장은 “경영진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2010년 회장 사태를 겪으면서 CEO 인사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으나 KB금융은 그런 제도가 사실상 없고, 내부인력망이 약해 인사가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에선 지금까지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이나 행장이 된 사례가 없다.

내부 고위 경영진 상당수가 물러나거나 징계를 받은 상태라는 점도 경영 공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팀장은 또 KB금융의 올해 순이익을 1조4천억원대로 전망하고 내년 순이익은 1조5천억원으로 4.4%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이익이 나빠질 수 있는데다 전산시스템 교체관련 비용이 6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두 수장의 사퇴 사태로 인한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 팀장은 “경영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이사도 “수장 공백기엔 영업 등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큰 부분에서 차질은 없다”며 “이번 사태는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 하락은 싸게 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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