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입찰… 21일쯤 최종 후보자 결정
하림·쌍방울그룹 등 10여곳 인수전에오너 리스크 해소… 트래블버블 호재
2000억~3000억 인수가격은 부담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다음달 새 주인을 맞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14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가격, 자금조달 계획 등을 바탕으로 오는 21일쯤 최종 인수 후보자가 결정된다. 정식 투자 계약은 다음달 초다. 지난해 제주항공 인수가 무산된 이후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회생절차에 돌입했던 이스타항공의 이번 인수전에는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 등 10여곳의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가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구속으로 ‘오너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고, 올해 하반기 국제선 운항 재개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방역 신뢰 국가끼리 자가격리 없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이른바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 추진 소식도 호재다. 지난해 3월 이후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해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을 상실한 이스타항공은 재취득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 다시 항공기를 띄울 수 있을 전망이다.
해운사 팬오션을 앞세워 인수에 나서는 하림은 해상, 항공을 넘나드는 종합물류선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IOK)컴퍼니와 특장차 제조사 광림 등으로 컨소시엄을 꾸린 쌍방울은 이스타항공의 중국 노선(12개) 등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경영진과 각을 세웠던 민주노총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도 인수 기업을 환영하며 경영 정상화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인수 기업이) 코로나 속 치밀한 사업계획으로 항공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준비된 곳이길 희망한다”면서 “노동자들 역시 인수 기업과 함께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높은 비용은 부담이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이스타항공의 인수가는 약 1500억원이다. 그러나 여기에 체불임금·퇴직금(약 700억원) 등을 비롯해 경영 정상화에 투입돼야 할 금액까지 합치면 2000억~3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올 1분기 팬오션(하림)의 현금성자산은 약 2238억원, 쌍방울컨소시엄은 약 868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1-06-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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