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보다 적네”… 연봉 최대 인상에도 삼성·LG ‘부글부글’

“웹젠보다 적네”… 연봉 최대 인상에도 삼성·LG ‘부글부글’

한재희 기자
입력 2021-03-28 22:06
수정 2021-03-2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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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대우에도 임금 상대적 박탈감

삼성전자 성과급 연동 등 평균 7.5% 올라
만년 부장들 ‘하후상박’ 구조에 격차 커져
LG전자도 평균 9% 올랐지만 같은 구조
판교 IT업계에 연봉 추월당해 볼멘소리
“모두 일괄적인 인상은 과한 요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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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7.5%와 9% 인상하기로 한 임금 협상 결과를 놓고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고려할 때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인상 폭에 비해선 아쉽다는 반응으로 해석돼 합리적이란 평가가 있는 반면 과도한 요구가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차례의 협상 끝에 최근 연봉 인상 합의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 사원협의회에서는 6%대의 기본 인상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3%에서 팽팽히 버티다가 결국 절충점인 4.5%로 합의를 봤다. 여기에다 업무 성과에 따라서도 평균 3%씩 추가 인상이 진행된다. 그 결과 삼성전자 직원들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연동 인상을 더해 평균 7.5%씩 연봉이 오르게 됐다.

힘겹게 합의를 봤지만 삼성전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균 7.5%를 인상했다지만 실질적으로 이 같은 인상 폭을 누리지 못한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연차가 낮으면 임금 인상 폭이 높고 고연차는 인상이 더딘 삼성전자의 ‘하후상박’ 임금 구조가 직원 간 차이를 유발했다. 사원·대리급들은 평균적으로 11%씩 임금이 올랐지만 예를 들어 ‘만년 부장’들은 평균치인 7.5%에 못 미치는 인상 폭을 받아 들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나 삼성전자의 의료기기나 네트워크 사업부에서는 매년 실적에 따라 받는 초과이익성과급(OPI)도 많이 못 챙기는데 연봉까지 남들에 비해 적다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18일 예년의 두 배가 넘는 평균 9%의 연봉 인상을 발표했다. 기본급 인상이 5.5%이고 성과 연동형 인상이 3.5%인데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하후상박’의 구조로 인해 평균에 못 미치는 인상 폭을 받아 든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은 판교 IT 업체들의 ‘임금 인상 도미노’의 영향도 크다. 게임 회사인 크래프톤과 웹젠은 개발자 혹은 임직원의 연봉을 평균 2000만원씩 올려줬고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평균 연봉 1억원의 벽을 깨기도 했다. 늘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 주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 2700만원으로 판교 선두권 업체들에 바짝 쫓기게 됐고, 8600만원인 LG전자는 추월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인공지능(AI) 부문 상무가 기존 연봉의 1.5배에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까지 챙겨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으로 옮긴 것도 내부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였다”면서 “신생 IT 기업들보다도 삼성전자의 대우가 못할 수 있단 생각이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를 불리고 있는 두 회사의 노조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임금 재협상에 대한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출범한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 12월 1500명이었는데 임금 협상 진통 과정에서 2500명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8년 만에, LG전자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했는데도 이를 더 높여 달라는 것은 과한 요구라는 지적도 있다. 모두가 성과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연봉 인상의 혜택을 받아 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IT와 여타 업종 간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것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사가 직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제는 삼성·LG 말고 판교라는 일자리 대안이 있어 직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임금 때문에 인재를 빼앗기면 경쟁력이 떨어지기에 각 사마다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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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1-03-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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