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14개월째 동결… “경기흐름 좋지만 北리스크가 문제”

한은, 금리 14개월째 동결… “경기흐름 좋지만 北리스크가 문제”

장세훈 기자
입력 2017-09-01 00:10
수정 2017-09-0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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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만장일치로 연 1.25%

이주열 “지속적 회복세가 중요”
내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한은은 31일 이 총재 주재로 금통위를 열어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해 6월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이후 14개월째 동결 행진이다.

한은이 보는 경제 상황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실물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증가세와 소비 회복세 등 성장 흐름이 지난 7월 전망(연 2.8%)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 리스크’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7개월 만에 하락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떨어지는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제 보복, 미·중 무역 분쟁 등과도 연결돼 있다. “지금으로선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 총재의 언급에는 이런 불안감이 깔려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뚜렷한 성장세’와 관련해 이 총재는 “중요한 것은 경기와 물가 흐름이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이냐 하는 판단”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은은 지난 6월 일찌감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놨지만 올해 안에 칼을 빼들지는 미지수다. 이 총재는 이날도 “가계부채가 총량 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지속적으로 억제 안정 노력을 해야 한다”며 여전히 ‘인상 깜빡이’를 끄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이후에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 연말까지 금통위는 10월 19일과 11월 30일 두 차례 남아 있다. 이 총재는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부동산 침체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7-09-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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