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고객 찡그렸다가 웃게 만드는 ‘카뱅 효과’

[생각나눔] 고객 찡그렸다가 웃게 만드는 ‘카뱅 효과’

최선을 기자
입력 2017-08-08 22:42
수정 2017-08-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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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두 가지 시선

대출 조회·고객 상담 더뎌 불편…체크카드 지연·대출 축소 불만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금리 인하…고객들 ‘메기효과로 혜택’ 환영
인터넷 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출범 13일 만인 8일 200만 계좌를 돌파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출 조회와 고객 상담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데다 공지 없이 대출 한도를 깎아버리는 행태 등이 빚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준비 부족으로 아마추어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25년 만에 출범한 새 은행이 시중은행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효과’가 출범 초 빚어지는 고객 불편보다 효용성 면에서는 더욱 크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203만 계좌, 예·적금 9960억원, 대출 7700억원, 체크카드 신청 141만건 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건전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상품의 한도와 금리 조정은 수시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공지를 애플리케이션(앱)에 띄웠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고객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축소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억 5000만원인 최대 한도를 낮추지는 않았지만 하루 만에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 것을 목격한 고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앱상의 대출 신청 페이지에 들어가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다’는 메시지만 여전히 반복적으로 나온다. 카카오뱅크 측은 ‘신용평가사 등 유관기관들의 시스템 문제’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쉽고 빠른 대출’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고객센터 응대율은 10%대로 여전히 낮다. 체크카드 배송도 4주나 걸린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이 1시간만 온라인 뱅킹이 마비됐으면 고객들이 가만히 있었겠나”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대출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점 죄송하다”면서 출범 첫날에 이어 다시 사과했다. 고객센터 인원도 90여명을 충원해 340명 규모로 확대하고, 최대 500명 규모의 제2고객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25년간 꿈쩍 않던 시중은행들이 서비스 개선에 나서도록 카카오뱅크가 강제하고 있다는 점을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카카오뱅크의 서비스에 여전히 문제가 많지만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기존 시중은행에 대한 고객의 반감이 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급성장에 긴장한 시중은행은 고객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를 지난 6월 4.64%에서 7월 4.58%로 0.06% 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63%에서 3.52%로, 우리은행은 3.86%에서 3.71%로 인하했다.

모바일 서비스도 개선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올원뱅크’의 회원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로그인 시간을 단축했다. 신한은행도 모바일 앱 ‘S뱅크’를 업그레이드한 ‘S뱅크 간편서비스’를 시작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출범 초반에 카카오뱅크로 몰린 이들은 서비스가 시원찮으면 언제든 시중은행으로 돌아갈 수 있는 변덕스러운 고객들”이라면서 “카카오뱅크가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하고 더 획기적인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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