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 전면개정
정비계획 범위 내에서만 대안설계
경미한 변경도 불허…위반시 입찰무효
입찰 참여자 개별 홍보관 설치 금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 2~5구역 신속통합기획안 개발 예상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기준을 전면 개정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정비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개정을 추진해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계획인가 후’에서 ‘조합설립인가 후’로 앞당긴 바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건축계획이 없는 사업 초기에 시공자를 선정해 무분별한 대안설계가 제시되고 공사비가 깜깜이 증액되는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는 각 분야 전문가로 꾸린 전담반을 구성해 시공자 선정 관련 입찰방식과 과정의 보완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창의적인 건축디자인과 혁신 기술을 포함해 대안적 설계를 제시하더라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6조에 따라 결정 고시된 정비계획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용적률을 10% 미만 범위에서 확대하거나 최고 높이를 변경하는 경미한 정비계획 변경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외주 인력(아웃소싱 요원)을 이용한 과대 홍보를 근절하기 위해 합동 홍보설명회, 공동 홍보공간 외에 입찰참여자의 개별적인 홍보도 금지된다. 조합은 입찰 참여자의 합동 홍보설명회를 2회 이상 개최하고, 개최 7일 전까지 일시와 장소를 조합원에게 통지해야 하며 최초 설명회 이후 공동 홍보공간 1곳을 제공하거나 지정할 수 있다. 이 외의 개별 홍보나 물품, 금품, 재산상의 이익 제공은 엄격히 금지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모습.
서울신문 DB
서울신문 DB
조합은 사전에 구청장으로부터 시공자 선정계획과 입찰공고, 총회 상정 자료 등을 의무적으로 검토받아야 하며 조합은 사전검토 결과를 반영해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재건축 설계 재공모 사태를 겪은 압구정3구역 재발방지대책으로 풀이된다. 신속한 재건축 추진을 위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한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은 법적상한 용적률(300%)보다 높은 360%를 제시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안을 선택했다가 규정 위반 논란에 시달린 끝에 결국 결정을 번복하고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안은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및 중요문서 심사 후 최종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정비사업 추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시공자 선정 중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면 피해는 선량한 조합원과 주민에게 돌아간다”라며 “주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고품질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시공자 선정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