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주 연속 오름세 전세시장 안정카드는
文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인허가·공기 줄여도 장시간 소요 ‘단점’
월세 稅공제 늘려도 전세난 해소 불투명
대치 은마 전세 4건뿐… 화곡푸르지오 ‘0’
도곡 렉슬 84㎡ 석달새 5억 뛴 17억 7500만
집값 잡겠다더니… 서울 1년 새 10% 뛰어
28일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 화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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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부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역대 정부가 썼던 방법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는 것인데, 지금은 쓰기 어려운 카드다. 억지로 누르고 있는 집값에 다시 불이 붙을까 우려돼서다. 민간 공급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2년 더 살겠다’(계약갱신청구권)는 세입자가 늘면서 집주인이 내놓을 물건이 없다.
이에 정부가 준비 중인 대책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을 언급했다. 공공임대 면적(전용)을 기존 60㎡(25평)에서 85㎡(32평)로 늘리고 내장재 시설을 개선해 중산층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인허가 절차와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시간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이날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4424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이지만 전세는 단 4건에 불과하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푸르지오’는 2176가구나 되지만, 전세 매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런 ‘전세 소멸’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84㎡)은 지난 20일 17억 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7월 13억원대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불과 석 달 만에 5억원 가까이 가격이 뛴 것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구로구 신도림동 태영타운 아파트(전용 60㎡)는 올 초 전세 가격이 4억원대로 형성됐으나 최근 올라온 매물은 6억원이다.
통계로 보면 더 확연하다. 지난 12일 기준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8% 상승해 6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 갔다. 23일 기준 서울 주택가격도 올 1월 신년사에서 밝힌 문 대통령의 집값 잡기 의지와 달리 지난해 말 대비 10.0%(부동산114 기준) 올랐다. 현 정부 누적으로는 62.2% 급등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0-10-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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