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청장 “태릉골프장 닭장아파트는 청천벽력”

노원구청장 “태릉골프장 닭장아파트는 청천벽력”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8-05 17:26
수정 2020-08-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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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록 구청장, 태릉골프장 부지는 저밀도 숲아파트로 조성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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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신도시로 탈바꿈 될 태릉골프장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 될 태릉골프장 정부는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노원구에 있는 태릉골프장을 그린벨트에서 풀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총 13만 2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태릉골프장 전경.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수도권 주택공급을 위한 8·4 정책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반박 의견을 내놓고 있다.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총 83만㎡)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에 더불어민주당 출신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청천벽력”이라고 주장했다.

오 구청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영구 임대아파트도 16%”라며 “인구의 고밀도화, 주차난,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런 노원구에 충분한 사회기반시설 구축 없이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온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오 구청장은 지적했다.

이어 태릉골프장도 보존가치가 높은 그린벨트 지역이라며 지역 개발을 위한 제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발표했다.

오 구청장은 태릉골프장은 저밀도 주택공급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며 임대 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인 숲속 아파트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릉골프장 부지의 절반은 노원 구민에게 되돌려줘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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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달 16일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노원구 불암산 나비정원에서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휴식처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달 16일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노원구 불암산 나비정원에서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휴식처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태릉골프장 주변은 지금도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으로 인근 다산 신도시 등이 개발되면서 온종일 교통체증이 생긴다. 오 구청장은 교통 개선대책으로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지하철 지선을 연결하거나 트램 운영, 동북선 면목선 연장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노원구에서 서울 강남까지 8분 이내 주파할 수 있는 GTX-C 노선의 조기착공과 수서에서 의정부까지의 KTX 연장, 노원에서 강남까지 13분 이내에 주파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8·4 대책에서 언급되지 않은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도 거론하며, 육군사관학교 자리에는 아파트 대신 산업시설 유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릉골프장 1만 세대는 닭장 아파트가 높게 올라가는 것”이라며 “지난달 29일 지역구 국회의원 3명과 국토교통부 실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와 함께 태릉골프장을 돌며 아파트단지로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정부가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그린벨트는 풀지 않으면서 왜 강북의 소중한 자연을 풀려고 하느냐, 그렇지 않아도 교통체증이 심한데 이것까지 풀면 교통이 마비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오 구청장은 “주택공급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한 반대가 아닌 조건부 찬성”이라며 “정부 대책에 완전히 반대하는 과천시장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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