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파크자이 등 청약자격 완화 단지 속속 1순위 마감동탄2 반도 유보라 등 아파트·오피스텔 등 모델하우스도 북새통
지난주에는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주택청약 시장에 두 개의 호재가 더 얹혀졌다. 문턱이 낮아진 주택청약 제도와 사상 첫 기준금리 1%대 시대가 그것이다.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편된 청약 제도가 적용된 아파트 분양 단지들 중 입지가 좋고 상품성이 있는 곳들은 일찌감치 청약 접수가 마감되며 인기를 누렸다.
청약 제도 변경으로 청약 1순위 요건이 수도권은 종전 2년에서 1년으로, 지방은 1년에서 6개월로 각각 단축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1순위 자격자는 종전 700만명에서 1천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양 시장에 그만큼 1순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지난주 분양 시장에 나온 단지들은 이런 새 제도가 처음 적용된 곳들이었다.
기준금리 인하 역시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살 때 이자 부담을 낮춰줘 분양 시장으로의 진입을 촉진시킨다. 또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은행 예금을 깨 수익형 부동산 등 상대적인 ‘고수익 상품’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저금리가 가속화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물건을 월세로 돌리는 일이 더 활발해짐에 따라 월세 대신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이 인천 청라국제도시 LA1·LA2블록에 짓는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646가구)는 12∼13일 이틀간 청약을 접수했는데 첫날 1순위 접수에만 5천447명이 몰리며 평균 9.4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총 23개 타입 중 19개 타입이 1순위에서 접수가 마감됐고 나머지 4개 타입도 둘째날 2순위 접수에서 모두 마감되며 최종 청약경쟁률은 평균 10.6 대 1로 집계됐다.
최고경쟁률은 LA1블록의 76P㎡ 타입에서 나왔는데 4가구 모집에 227명이 접수해 56.8 대 1까지 치솟았다.
이 단지는 개편된 청약 제도가 적용돼 청약통장 가입 1년이면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는 곳이었다.
김보인 GS건설 분양소장은 “지역 주민은 물론 서울과 경기 서부권의 투자 수요까지 몰리며 반응이 뜨거웠다”며 “특히 견본주택에 찾아온 내방객 가운데 실제 청약까지 한 사람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게 특이점”이라고 말했다.
통상 모델하우스 내방객 중 5∼10%가 청약을 하는데 청라파크자이는 방문객이 2만5천여명이고 청약 신청자가 6천126명으로 이 비율이 24.5%에 달한다.
김 소장은 “당첨자가 나와봐야 제도 개편으로 새롭게 1순위 자격을 얻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 비슷했다. 역시 바뀐 청약 제도의 혜택을 본 중흥건설의 부산 명지지구 ‘중흥S-클래스 에듀오션’과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남 ‘진주 평거 엘크루’는 모두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되며 비싼 몸값을 과시했다.
중흥S-클래스 에듀오션은 66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첫날에만 5천465명이 몰리며 평균 8.2 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접수가 마감됐다.
부산 명지지구에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된 것은 처음이다.
진주 평거 엘크루도 38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천380명이 청약해 평균 6.2 대 1로 첫날 마감됐다.
신영의 계열사인 ㈜대농이 경기 용인 기흥역세권 도시개발구역 4구역에 짓는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도 11∼12일 청약 접수 결과 평균 1.8 대 1의 경쟁률로 2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도 늘었다. 한강센트럴자이 2차 분양을 맡은 GS건설의 박희석 분양소장은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진 날도 그렇고 최근 미분양 잔여분을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좀 늘었다”며 “금리 인하 등의 여파로 집을 사겠다는 의사가 생긴 사람들이 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월세 사는 사람도 워낙 금리가 낮으니 차라리 대출받아 집을 사고 대출이자를 내는 게 더 싸다는 계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여파로 신규 분양 단지의 모델하우스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다.
반도건설이 지난 13일 문을 연 화성 동탄2 신도시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5.0, 6.0’의 견본주택에는 휴일까지 사흘간 약 3만7천명의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픈 시간을 1시간 앞당기고 폐장 시간도 1시간 연장했다”며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청약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짓는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주상복합아파트’의 오피스텔은 13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뒤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다.
이선용 분양소장은 “괜찮은 지역이고 상품도 좋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몰릴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그 예상을 초월해서 너무 많은 손님이 오시는 바람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최대한 많이 자리를 준비한다고 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방문객이 많아 수시간씩 기다리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이날 하루에만 3천명, 주말까지 1만5천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이 소장은 “특히 그전부터 전화상담, 대면상담을 해오시던 고객뿐 아니라 오늘 처음 견본주택을 찾아와 둘러보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청약을 하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며 “금리 인하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해 상가 분양 시장에선 아직 금리 인하 효과가 직접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 대표는 다만 “이미 상당 기간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상가를 빌려 장사를 하다가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대출 금리가 더 싸다며 아예 상가를 매입하려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 제도 개편과 금리 인하 등으로 청약 기회가 확대된다고 해서 비인기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가진 않을 것”이라며 “인기 좋은 단지로만 사람들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외면받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작년엔 금리 인하에도 집값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주택 시장이 작년보다는 금리의 영향을 받으며 민감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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