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전세난속 금리 인하, 매수 유입 기대”

주택시장, “전세난속 금리 인하, 매수 유입 기대”

입력 2015-03-15 10:19
수정 2015-03-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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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발표후 첫 주말…대체로 차분, 과열 조짐 없어재건축 등 일부 매수 문의 늘어, 월세 전환 상담도 증가

“일단 기대감은 있지만 아직 이번 금리 인하 발표로 인한 큰 변화는 없네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금리 인하 발표가 나오고 첫 주말인 지난 1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일공인 허봉욱 대표의 말이다.

허 대표는 “기존에도 금리가 낮아서 그런지 매수가 확 늘거나 가격이 오르는 등의 조짐은 없다”며 “그래도 금리 인하가 호재는 호재인 만큼 매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사상 첫 1%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첫 주말을 맞은 주택 매매시장은 대체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수요자들은 최근 전세난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로 인한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매수·매도 여부를 저울질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원구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최근 금리 인하가 아니더라도 전세난 때문에 매수세로 전환한 세입자들이 많다”며 “최근 가격이 1천만∼2천만원 뛰면서 오히려 금주들어 매수세가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실제 시중은행의 이자가 떨어질 경우 지금까지는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집을 많이 샀다면 앞으로는 초저금리로 인해 주택 임대사업을 하려고 집을 사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도 대체로 큰 움직임없이 잠잠하다.

분당 해내밀공인 이효석 대표는 “집주인들은 가격이 오를까봐 선뜻 팔지 못하고, 매수자들은 최근 가격이 오르자 다시 관망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호재가 큰 호재임에는 분명한데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 일부 아파트에는 매수 관련 문의가 증가하기도 했다.

강남구 개포동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지난달에 개포 주공1단지 등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이 팔렸는데 금리 인하 호재로 투자 문의가 조금 더 늘었다”며 “그러나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고 간을 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를 보류하는 집주인들도 있다.

강동구 둔촌동 SK선경공인 박노장 대표는 “지난달부터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진 상황이라 금리 인하 효과인지, 재건축 효과인지 선을 긋긴 애매한 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일부 집주인들은 최근 거래 증가에다 금리인하 호재까지 겹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매도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효과가 생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미 저금리 체제가 장기화하면서 작년에도 100만 건이 넘는 주택이 거래돼 금리 추가 인하에 둔감하다는 것이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과거에 이런 정도의 호재가 터지면 가격이 급등하고 추격 매수세가 붙었겠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르고 과열 조짐도 없다”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가 다가오면서 월세 물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이번 금리 인하 발표후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월세 비중을 높이려는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순수 전세는 거의 없고 전세보증금을 높게 내놓은 집주인 가운데 금리인하 발표후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면 월세 이자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더라”며 “현재 나와 있는 보증부 월세중에서도 월세 비중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실로암공인 양원규 대표는 “최근 임대계약이 종료돼 시장에 나오는 물건의 3분의 2는 집주인들이 전셋값 인상분만큼을 월세로 돌려 내놓는 보증부 월세 형태”라며 “앞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월세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순수 전세 물건이 감소해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양천구 목동 우석공인 임규만 대표는 “금리 인하 발표후 집주인들은 점점 더 월세를 선호하는 반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낮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부담이 적은 전세만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전월세 주택의 수요-공급 언발란스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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