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대책 수혜 목동·상계동, 기존 재건축 단지도 일제히 강세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조짐이다.9·1부동산대책의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 지역인 목동·상계동 등지의 아파트 매물이 팔려나간 뒤 호가 강세가 계속되고,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일반 아파트에도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청약시장 역시 모델하우스 공개 전부터 건설사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완판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9·1대책 등 정부의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분간 기존 아파트 시장과 신규 분양시장 모두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재건축 수혜 단지 매물 줄고 호가 강세…일반아파트도 거래 늘어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신고된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2천426건으로 조사됐다.
일평균 거래량은 202건으로 지난 8월(6천817건)의 219건보다는 적지만 3∼4일간 추석연휴로 중개업소가 휴무에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루 270건 이상 거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9·1대책의 수혜단지로 꼽히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와 상계 주공 단지 등은 대책 발표 직후부터 추석연휴 직전까지 시세 수준의 매물이 싹 팔리고 실거래가도 1천만∼4천만원 오른 상태다.
목동 지하철역세권 아파트인 목동 신시가지 7단지 89㎡는 대책 발표 전 6억2천만∼6억3천만원 선이었으나 추석 직전 이보다 3천만원 오른 6억5천만∼6억6천만원에 팔린 후 현재 6억8천만∼7억원을 호가한다.
이 아파트 66㎡도 9·1대책 전 4억5천만∼4억7천만원이었으나 현재 호가가 5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목동 신시가지 2단지도 89㎡의 경우 지난달 말 5억6천만∼5억7천만원 선이었으나 현재 6억원선으로 3천만원 이상 상승했다.
7단지 우석공인중개사무사 임규만 대표는 “추석연휴 전에 그나마 싼 매물은 다 팔리고 웬만한 매물들은 집주인들이 다 거둬들여 거래될 만한 물건이 없다”며 “사겠다는 문의는 많은데 호가가 갑자기 뛰면서 매수자들도 쉽게 달려들지 못하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아파트도 추석 이후에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109㎡는 지난달 말까지 3억원 선이었으나 현재 3억1천만∼3억2천만원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60㎡도 1억8천만원으로 대책 발표 전보다 1천만∼1천500만원 호가가 상승했다.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재건축 연한 단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문의전화가 더 많이 늘었다”며 “전세 물건도 없다보니 주로 신혼부부나 주택형을 넓혀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평균 1천만∼2천만원 오른 값에도 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중인 단지들도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수·매도자들이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압구정 현대·한양 아파트의 경우 최근 급매가 모두 소진되면서 지난달에 비해 호가가 최고 1억5천만원 상승했다.
압구정 현대 전용면적 84㎡의 경우 9·1대책 발표 전 12억원 선에서 현재 13억∼13억5천만원으로 대책 발표 전에 비해 1억5천만원 올랐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종전까지는 중소형 아파트만 거래가 됐는데 지금은 중대형 주택형에도 문의와 거래가 늘고 있다”며 “압구정동은 재건축이 더딘 편이었는데 최근 정부 대책발표 이후에는 주민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도 매물이 급감한 가운데 추석 연휴가 지나고 500만∼2천만원이 추가로 더 올랐다.
36㎡의 경우 추석 연휴 전 6억1천만원에 팔리던 것이 연휴가 끝난 뒤 6억2천만∼6억3천만원으로 상승했고 42㎡는 7억2천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7억2천500만원으로 상승했다.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규제완화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아파트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느낌”이라며 “추석 연휴 직후여서 거래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번주부터는 시장의 움직임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9·1대책 이후 호가가 3천만∼5천만원 상승했다. 이 아파트 112㎡의 경우 지난달 말 11억원 안팎이던 것이 현재 11억5천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잠실주공5단지 우리공인 김명숙 대표는 “싼 매물이 사라지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문의 전화도 늘었고, 집을 사겠다는 움직임도 종전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재건축 추진 아파트여서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단지도 9·1대책 이후 약 10건이 팔린 가운데 최근 2∼3년 새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둔촌 주공3단지 102㎡는 이달 초 7억1천만원이던 것이 최근 7억2천500만원까지 거래됐다.
둔촌동 SK선경공인 박노장 대표는 “대출규제 완화, 금리 인하 등으로 대출을 받고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가격이 오르면서 추석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재건축 호재가 없는 일반 아파트 거래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옥수동 현대아파트 95㎡는 9·1대책 전 4억3천만∼4억4천만원이던 것이 4억5천만원으로 최고 2천만원 상승했다.
성동구 옥수동 우리공인 박상덕 대표는 “추석 전에 거래가 많이 이뤄지면서 호가가 뛰고 매물도 별로 없다”며 “매수자들은 대책 발표 전 가격으로 사고 싶어서 거래가 잠시 주춤한 상황인데 물건이 없어서 누군가 사겠다고 나서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청약 문의 ‘봇물’
신규 분양을 앞둔 건설회사에도 새 아파트 청약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
위례신도시에서 이달 26일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분양에 들어가는 ‘위례자이’ 아파트는 9·1대책 발표후 분양사무소에는 문의전화가 하루 400통씩 걸려온다. 대책 발표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역시 GS건설이 10월중 분양할 하남 ‘미사강변 자이’ 아파트에도 벌써 청약 예정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까지 100통 정도였던 전화문의가 대책 발표후 250∼300통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문의전화가 급증하면서 위례자이의 경우 직원 4명이 제대로 고객 응대를 못해 본사 콜센터로 항의전화가 걸려오는 소동까지 있었다”며 “정부가 앞으로 신도시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위례·미사지구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우성3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영등포구 신길동의 ‘래미안 에스티움’은 이달 들어 전화 문의가 4배나 늘면서 하루 200통의 상담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부산에 건설하는 ‘래미안 장전(1천398가구)’은 홈페이지에 등록하는 충성도 높은 관심고객의 수가 5천명을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래미안 장전의 경우 부산시내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이달 19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는 ‘아크로리버 파크’ 2회차 분양에도 9·1대책 이후 문의 전화가 늘어 하루 200∼350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문가들은 내년 청약제도 개편을 앞두고 올해 말까지 신규 분양아파트의 청약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제도가 바뀌기 전에 통장을 쓰려는 기존 청약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9월부터 강남권 요지의 일반 아파트나 신도시·택지지구 아파트에 청약 대기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또 “추석 연휴 이후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일반 아파트 시장도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집값이 단기급등한 곳은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 가격이 추가로 더 오를지, 잠시 조정기를 거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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