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주공, 잠실 주공5 등 매물 회수되고 호가 올라
정부가 연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폐지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에 강남권 재건축발 훈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재건축 단지 소유자들은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을 기대해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높여 내놓으면서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연초부터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빠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한 상태에서 최근 정부의 추가 규제완화 방침이 도화선을 당긴 형국이다.
2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단지, 반포 주공1단지의 경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이 발표된 후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
개포 주공1단지 49㎡의 경우 8억1천만원이던 것이 20일 8억2천만원에 1천만원 올라 거래됐다.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도 올해 초에 비해 이미 5천만∼6천만원이 올라 있었다”며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를 없애는 등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매도자들이 팔기를 보류하고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격이 오르다보니 구매 예정자들은 추격 매수를 부담스러워하는데 매도자들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당분간 매도자 우위 시장이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도 설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에서 추가 호재가 터졌다며 반기고 있다.
대한부동산 이계승 부장은 “1단지 1, 2, 4주구는 연내 관리처분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을 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추진위원회 설립 단계 3주구는 어렵다고 봤었다”며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를 폐지한다면 3주구도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부동산 유일상 대표는 “정부 대책 이후 주로 팔려는 사람들이 가격을 올려 내놓는 게 맞나 싶어 문의하거나 좀 더 지켜보겠다며 물건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많다”며 “다만 매수자들은 싼 가격을 원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잠실 주공5단지를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 중층 아파트지만 상업지역에 준하는 곳에 위치하고 잠실 제2롯데월드 등 개발호재도 있어서다.
이 아파트 112㎡는 20일 10억9천만원, 11억원, 11억1천만원에 3가구가 팔렸다. 하루만에 실거래가가 2천만원이 오른 셈이다.
잠실박사공인 박준 대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호가는 3천만∼4천만원 뛴 상태”라며 “어제 가격을 알아보러 4∼5팀이 중개업소에 다녀갔는데 매물이 없어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또 잠실일번지공인 김찬경 대표는 “설 이후 재건축은 물론 일반 아파트도 매수세가 강하게 붙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까지 더해지며 가격이 강세”라며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초구 잠원동, 강남구 대치동 등 중층아파트 단지는 기대감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매수세는 잠잠한 편이다.
저층 아파트에 비해 일반분양분이 적고 개발이익도 낮을 것으로 예상돼 초과이익환수나 소형의무비율에 대해 민감도가 덜한 것도 원인이다.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대표는 “연초부터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현재는 매수세가 위축된 상태”라며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일부 매수문의가 1~2통 왔지만 가격이 높아 거래는 없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강남권 재건축발 규제완화의 훈풍이 비강남권과 일반아파트로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의 월드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아져서 그런지 재건축 단지는 아니지만 일반 아파트 소형 위주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며 “강남 재건축 단지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투자 수요가 한강을 넘어 옥수동, 금호동 등지의 재건축·재개발 단지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