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4G… 5G 소비자가 봉이냐

사실상 4G… 5G 소비자가 봉이냐

한재희 기자
입력 2020-07-20 20:52
수정 2020-07-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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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에게 ‘가용지역 제한’ 동의받아
동의하지 않으면 5G 서비스 가입 못해
시민단체 “형식적 고지… 책임 전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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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린 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월 2만~3만원 비싼 요금을 주고 5G를 선택했는데 ‘음영지역’이 많아 자꾸 롱텀에볼루션(LTE)이 잡혀 사실상 여전히 한 단계 낮은 ‘4G’를 쓰고 있다는 호소가 주를 이룬다. 700만명에 이른 5G 가입자들은 통신 3사를 향해 왜 법적으로 따지지 못하고 ‘호갱’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20일 업계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5G 품질 문제와 관련해 법적으로 면책을 받고 있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가용지역 제한’에 대한 동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처음 스마트폰을 개통할 때 가입신청서를 써야 하는데 그중 ‘사용환경에 따라 5G 음영지역이 발생해 LTE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부분에 동의한다고 체크해야 한다. 판매원도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도록 돼 있다. 어느 통신사든 가용지역 제한에 동의하지 않으면 5G 서비스에 가입할 수 없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해당 내용을 충분히 알렸기에 법적 책임이 없다”며 버틴다.

소비자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실제 판매를 할 때는 그저 형식적으로만 고지가 이뤄지기도 한다. 분명히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가 많은데 너무 많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기지국을 이동할 때마다 5G가 안 되고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 5G에 접속이 안 돼 LTE를 쓴 만큼 계산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범석 변호사(법무법인 백승)는 “SK텔레콤은 5G 인가를 받았을 때 전국망을 2022년까지 하겠다고 정부에 알렸다. 이용자들에게도 최소한 몇 년 안에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된다고 알려야 한다”며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참여연대는 최근 통신 3사가 5G와 관련해 과장광고를 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불만을 표하는 이용자들을 모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단체로 분쟁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부기관이 아니어서 그 결과에 대해 통신업계가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자 ‘중저가요금제’, ‘보편요금제’를 통해 5G 요금이라도 내리자는 주문이 나온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실제로 5G에 접속되는 비율이 12~15%뿐이니 이에 맞게 요금이 책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업계는 아직 5G 신규 설비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당장 요금을 인하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은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통신사들의 재무 상태를 봤을 때 추가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정부도 의지를 가지고 보편요금제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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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07-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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