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뒤흔든 ‘휠체어 탄 라이언’

SNS 뒤흔든 ‘휠체어 탄 라이언’

심현희 기자
입력 2019-08-23 16:38
수정 2019-08-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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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의 휠체어 탄 라이언 챌린지 캠페인 참여자들이 그린 그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지현 검사, 자폐인 이지현 작가, 이정헌 만화가, 쵸키박 작가
무의의 휠체어 탄 라이언 챌린지 캠페인 참여자들이 그린 그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지현 검사, 자폐인 이지현 작가, 이정헌 만화가, 쵸키박 작가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이 휠체어를 탄다면?”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콘텐츠 제작 협동조합 ‘무의(Muui)’가 지난달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진행한 ‘휠체어 탄 라이언 챌린지’ 해시태그 캠페인이 당초 목표인 300개를 초과 달성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라이언을 비롯한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 등의 다양한 캐릭터를 휠체어에 앉히거나 장애를 가진 캐릭터와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하고 함께 해줄 사람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캠페인은 무의 홍윤희 이사장의 딸 역시 휠체어를 타지만 딸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착안,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장애를 가진 친구를 접한다면 더 포용력을 갖춘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한국에서도 휠체어 탄 레고, 미국 PBS 방영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자폐아동 ‘줄리아’, 휠체어 탄 마블 수퍼히어로 ‘프로페서X’ 등 장애를 반영한 캐릭터를 만들자는 캠페인이었다.
캠페인 참여자들이 클레이로 제작하거나, 장애용구를 적용한 라이언
캠페인 참여자들이 클레이로 제작하거나, 장애용구를 적용한 라이언
캠페인 관련 게시글은 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휠체어, 목발, 흰지팡이 등 장애보조용구를 사용하는 장애 당사자 20여명과 장애아 부모도 20여명 참여했으며 캐릭터가 휠체어에 탄 모습을 손으로 그린 게시물도 70개에 달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클레이로 휠체어 라이언을 제작하거나 인형에 미니 목발을 끼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미투 운동’으로 유명한 서지현 검사가 직접 그린 손그림은 페이스북에서 무려 748개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26회 공유됐다. 의족 수영선수인 ‘로봇다리’ 김세진 선수 어머니인 양정숙 씨가 해외에서 직접 모은 장애 반영 인형 사진들은 236회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32회 공유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자폐아 비단이 아빠로 장애인식개선 만화를 그리는 이정헌 작가, 인스타그램에서 육아툰을 그리는 쵸키박 작가, 춘천지방법원 류영재 판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김원영 변호사, 당뇨 아이를 둔 엔지니어 출신 엄마인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한국 최초 장애인 여성앵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홍서윤 대표 등 다양한 명사들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은 “특히 부모와 아이가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가 취지에 공감해 휠체어 탄 캐릭터를 직접 그려 올린 게시물들을 보며 가장 뿌듯했다”며 “2015년 영국 장애아 부모들이 펼친 캠페인 통해 장애 반영 인형이 만들어진 것처럼, 다양한 장애 캐릭터가 이모티콘, 캐릭터 상품 등에 더 많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의는 이 캠페인 결과를 카카오, 라인 등 캐릭터를 만드는 기업에 전달하여 실제 장애반영 캐릭터 제작을 촉구할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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