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에 들어가서 우주 탐험… 극장 통째로 빌려 영화 보는 듯

게임 속에 들어가서 우주 탐험… 극장 통째로 빌려 영화 보는 듯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5-12-08 23:18
수정 2015-12-0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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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가상현실 기기 ‘기어VR’ 직접 체험해 보니

삼성전자가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협력해 지난달 출시한 가상현실(VR·Vertual Reality) 헤드셋 ‘기어VR’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VR 체험의 포문을 열어 줄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출시된 개발자 버전보다 가격은 절반 가까이 낮춰졌으며(12만 9800원),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 등 스마트폰 4개 기종을 끼워 사용할 수 있어 호환성은 높다. 미국에서는 열흘 만에, 국내에서는 하루 만에 초반 판매 물량이 동날 정도로 VR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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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VR 헤드셋 ‘기어VR’은 VR 기기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끌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VR 헤드셋 ‘기어VR’은 VR 기기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끌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기어VR이 본격적인 VR의 대중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기자가 3일간 직접 체험해 본 기어 VR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눈앞에 펼쳐 보이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기어VR의 장점 중 하나는 편안한 착용감과 작동의 편리함이었다. 고글 형태의 헤드셋은 얼굴이 닿는 부분이 쿠션으로 처리돼 얼굴에 부드럽게 밀착됐다. 안경을 쓴 채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무게는 318g으로 전작에 비해 19% 가벼워졌다. 장시간 착용해도 무게감을 느낄 수 없었다.

●가상현실 세계는 무한대 확장 가능성

작동은 간단하다. 커버를 열고 스마트폰을 USB 포트에 끼우면 자동으로 기어 VR 앱이 실행되고, 콘텐츠를 한데 모아 놓은 오큘러스 스토어 메인 화면으로 진입한다. 버튼을 눈으로 보지 못한 채 손의 촉감만으로 조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메뉴를 선택하는 터치패드는 넓고 깊게 파여 있어 직관적으로 조작하기 쉬웠다. 터치패드는 물론 선택을 취소하는 버튼이나 초점을 맞추는 휠까지 모두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영화와 게임, 동영상, 사진 등 100여개 정도로 집계된다. 가장 주목받는 콘텐츠는 단연 게임이다. 이용자가 게임 속에 직접 들어가 우주를 탐험하거나 총을 쏘는 등의 1인칭 시점의 게임이 대부분이다. 영화 마니아라면 ‘오큘러스 시네마’에 흥분할 만하다. 영화 자체를 360도로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집 거실 소파에 앉아 홈시어터를 통해, 또는 극장을 통째로 빌려 영화를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360도 포토’를 통해서는 홍콩의 야시장, 프랑스 파리의 길거리 등 세계 곳곳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국내 특화 기능으로는 케이블 채널 엠넷의 음악방송 ‘엠카운트다운’의 공연 영상과 에버랜드의 ‘호러메이즈’ ‘T익스프레스’ 등 인기 놀이기구의 체험을 제공한다.

이 같은 360도 화면을 즐기는 시각적 만족감은 높은 편이다.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전환되는 ‘헤드 트래킹’의 정확도가 높아 화면 전환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웠다. 반면 화질은 다소 아쉬웠다.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시리즈가 쿼드HD 해상도를 지원하지만 기어 VR의 화면에서는 미세한 픽셀(화소)이 보였다. 기어VR이 이용자들에게 선사할 가상현실 세계는 무한대까지 확장될 수 있을 듯하다. 축구 마니아라면 영국 런던의 축구장 관중석에 서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는 상상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스페인 마드리드 광장을 거니는 상상을 할 법하다. 기어VR의 과제는 바로 이 같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VR 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오큘러스 스토어의 콘텐츠들은 이용자들의 각기 다른 수요에 부합할 만큼 다양하지는 않은 단계다.

●화질 다소 아쉬워… 콘텐츠 확보 과제로

이 같은 콘텐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기어VR에서 온라인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웹브라우저인 ‘기어 VR용 삼성 인터넷’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오큘러스 스토어에 있는 콘텐츠뿐 아니라 유튜브 등에 있는 각종 VR용 콘텐츠들도 검색해 바로 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튜브에 있는 아이돌 그룹의 360도 뮤직비디오와 여행, 댄스 영상 등 VR용으로 제작된 모든 영상을 볼 수 있어 사실상 콘텐츠가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게 됐다”면서 “VR 기기가 대중화되면 이에 발맞춰 콘텐츠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5-12-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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