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탄 맞는 세입자… 집세 상승률 3년여 만에 ‘최고’

유탄 맞는 세입자… 집세 상승률 3년여 만에 ‘최고’

조중헌 기자
조중헌 기자
입력 2026-08-12 23:50
수정 2026-08-1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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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1.1% 올라… 稅 전가 현실화
집주인 귀환 땐 전월세난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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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세입자인 김선우(45)씨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걱정이 태산이다. 연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며 나가라고 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씨는 “초등학생 아이의 교육 문제 때문에 당장 이사하기 어려운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 달라 할까 봐 ‘계약 연장’ 얘기를 먼저 꺼내기도 난처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 세제 혜택을 ‘실거주자’ 중심으로 설계하고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늘리기로 하자 세 들어 사는 임차인들이 혼란에 빠졌다.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임차료를 인상하거나 실거주를 위해 세입자를 내쫓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 갱신을 요구하더라도,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하면 계약갱신청구권은 무력화된다.

특히 강남권처럼 보유세 부담이 큰 지역은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기존 다량의 임대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 실제 2020년 6·17 대책 당시 재건축 조합원 분양 자격을 얻기 위해 2년 실거주가 필요해지자 집주인들이 직접 거주를 선택했고,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여기에 기존 임차인까지 새로운 집을 찾아 나서게 되면 특정 시기에 임차 수요가 집중돼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커진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세제개편안이 시행되진 않았지만 세입자의 주거 스케줄은 2년 단위이기 때문에 시장은 미리 움직인다”면서 “내년 말까지 임대인들이 세를 놓지 않고 자가로 돌아오면 임차인들은 임대 물량을 구하기 쉽지 않아 전월세난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연초부터 시장에 ‘보유세 강화’ 신호를 보내면서 집주인의 ‘세 부담 떠넘기기’ 현상은 이미 현실화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일 반포자이 전용 84㎡ 매물의 전세 계약이 보증금 17억원에 체결됐다. 종전보다 1억 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집세(전세+월세)는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2023년 2월 1.1% 이후 3년 5개월 만의 최대 오름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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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제개편안에 비거주자 보유세 강화에 따른 임대 공급 감소나 임대료 상승에 대응할 임대차 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청년에 대한 월세 세액공제 확대 뿐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보유세 강화는 임대차 시장에서 집주인이 우위를 점하게 해 세입자의 지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줄 요약
  • 세제개편안, 실거주자 중심 설계로 세입자 불안 확산
  • 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임대료 전가 우려
  • 전세 물량 감소와 집세 상승률 최고치 기록
2026-08-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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