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늘며 2주만에 6만달러선 붕괴
“파생상품 등장하며 상승여력 키울 듯”
지난 19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으로 폭등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13거래일 만에 6만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또다시 급락하고 있다. ETF 상장 효과가 시들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다.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6일 7300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계속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같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51% 오른 7221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미국 자산관리업체 프로셰어가 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ETF를 상장한 다음날인 20일 비트코인 가격은 6만 7000달러를 육박하며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이 채 안돼서 ETF 상장 효과가 시들해진 것은 비트코인 시장 규모 자체가 아직 작은데다, 소수의 투자자가 대부분의 물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조사 결과 투자자 약 1만명이 시중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3분의 1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거래 참여자의 숫자가 적다보니 일부의 움직임에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데다, 주식 등 다른 자산시장과 달리 비트코인이라는 단일 종목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유일무이한 대장주로 존재하고 있어 비트코인의 가격이 움직이면 시장 전체가 동조하는 현상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세는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트코인ETF를 시작으로 다양한 파생상품 출시가 기대되고 있어 제도권 금융시장으로의 편입이 가속화 되고 있는 까닭이다. 일례로 호주의 ETF 제공업체인 베타셰어스는 다음달 현지에서 가상자산 연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미 ETF가 나오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실제 상장과 함께 가격에 선반영됐던 호재가 해소돼 가격 조정기가 온 것”이라면서 “ETF 승인 여부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는데 결국 성공했듯이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다음 목표를 세우면서 가격 상승 여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