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다 망해… 이럴바엔 3단계로”

“이러다가 다 망해… 이럴바엔 3단계로”

입력 2020-12-17 22:40
수정 2020-12-1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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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나요? 벼랑끝 ‘자영업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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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근근이 버티던 상점들도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문을 닫는다. 17일 명동의 한 매장 앞에 폐점을 알리는 손글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년 내내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근근이 버티던 상점들도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문을 닫는다. 17일 명동의 한 매장 앞에 폐점을 알리는 손글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식사 매출이 90% 급감한 건 지난 9월부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말 망하겠구나’라고 느꼈다. 가게 문을 여는 게 더 손해였다. 잠시 완화됐던 거리두기가 지난달 22일 또다시 격상되면서 손님은 뚝 끊겼다. 수백만원의 적자는 사비로 채우고 있다.

●“대출·임대료 등 정부 종합적 지원 있어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작은 이탈리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진호(31·가명)씨는 “이럴 바엔 거리두기 3단계로 빨리 올려 달라”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상태가 계속되면 최악의 상황이 내년 2월까지 이어질 거란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이나 3단계나 피 말리는 건 똑같다. 3단계로 올리고 부족하면 더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업을 할수록 손해를 보느니 충격 요법을 통해 짧고 굵게 ‘3차 대유행’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방역망 통제 상실’이나 ‘의료체계 붕괴’가 오지 않는 상황인 만큼 3단계 격상을 주저하고 있다.

17일 서울신문이 만난 소상공인들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성에 대해 “찬성하는 목소리도 절반”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헬스장 관장님들 사이에서도 3단계 격상에 대한 목소리가 반반으로 나뉜다”며 “과거 3단계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 절대적이었던 걸 고려하면 격상 찬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면 PC방, 독서실, 이미용업 등도 영업중지에 처해지는 등 전국 202만곳의 시설이 직접 영향을 받게 된다. 사실상 ‘대한민국 셧다운’이 이뤄지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민간 소비가 16.6% 줄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 “당장 격상 안 하면 경제문제 더 심각”

다만 소상공인만 희생을 감내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3단계 격상을 말하는 건 자신들이 희생해서라도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3차 재난지원금 조기 지급이라든지, 대출 및 임대료에 대한 종합적 지원 약속이 있어야 소상공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당장 3단계로 격상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경제적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3단계 격상과 함께 코로나19 검사 건수를 늘려 확진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 격리하는 게 자영업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12-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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