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경제 불확실성에 품귀 현상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5만원권이 말 그대로 귀한 몸이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상용 현금으로 5만원권을 쌓아 두려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8월 5만원권 발행액은 16조 5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중 유통 후 한은 금고로 돌아온 5만원권은 4조 9144억원으로, 환수율이 29.6%에 그쳤다.
2009년 6월 5만원권 발행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8월 평균 발행액은 12조 5617억원으로, 올해는 예년에 비해 4조 210억원 증액 발행했다.
한은 금고로 돌아오지 않은 나머지 5만원권은 가계·기업·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거래나 예비 목적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화폐발행잔액’이다.
기간을 7월까지로 잡으면 올해 5만원권 환수율은 31.1%(환수 4조 7602억원·발행 15조 336억원)로, 2014년(연간 환수율 25.8%)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발행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5만원권 누적 발행액은 230조원에 달한다. 이 중 112조원 정도만 한은으로 돌아와 누적 환수율은 48.9%로 집계됐다.
5만원권 환수율은 다른 나라 고액권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다. 미국의 최고액권 화폐인 100달러 환수율은 2015년 79.4%, 2016년 77.6%, 2017년 73.9%, 2018년 75.2%, 지난해 77.6%로 줄곧 70%를 웃돌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다른 나라 고액권보다 환수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5만원권 발행 역사가 짧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화폐를 보유하고자 하는 예비용 수요가 늘어나 환수율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20-09-22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