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 취직하면 세금 더 낼게요”

“현금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 취직하면 세금 더 낼게요”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1-01 17:20
수정 2020-01-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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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50만원은 O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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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왜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하느냐’고 비판하지만 청년에게 투자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나요. 사회와 연결이 되도록 다리를 놓아 주는 건데 아쉽습니다.”(서울시 청년수당 수령자 김승현씨)”

서울시와 경기도, 정부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현금지원 정책을 놓고 찬반이 거세다. 실제 청년들은 매달 50만원의 지원금을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신문이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과 함께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나에게 50만원은 OO이다’의 빈칸을 채워 달라고 하자 응답자 2851명 중 270명(9.5%)이 ‘생활비’라고 적었다. 생계비, 생활력, 한 달 생활비 등의 답변도 생활비로 포함시킨 결과다.

김수현(33·가명)씨는 “(청년수당을) 식사를 하거나 이발을 하는 데 주로 썼다”며 “병원비나 시험 응시료, 정장 대여비처럼 갑작스럽게 돈이 필요할 때도 요긴했다”고 말했다.

50만원의 지원금을 ‘희망’이라고 쓴 응답자도 63명이었다. 취업이 어렵고 막막한 상황에서 정부·지자체 지원금이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 관련된 답변들도 눈에 띄었다. ‘동아줄’, ‘생명줄’이라고 언급한 응답자가 각각 54명, 48명으로 나타났다. ‘목숨’이라고 표현한 사람도 13명에 달했고, ‘생존권’과 ‘목숨줄’이란 답변도 10명씩 나왔다. ‘자살 방지책’이란 답변도 있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진 청년들에게 지원금은 단순히 돈이 아닌 ‘활력소’(37명)이기도 했다. ‘행복’(46명), ‘오아시스’(37명), ‘기회’(22명)라고 본 사람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받은 뒤 작가로 새 출발한 조기현(27)씨는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한동안 온실 속에서 비료와 물을 줘 성장을 돕는 외부 장치와 같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받은 김빛나(26)씨는 “어려울 때 국가로부터 미리 당겨 받은 ‘가불금’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중에 취업하면 기꺼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경기도에서 분기별 25만원씩 총 100만원의 청년기본소득을 받은 류효정(25)씨는 “평소 정부가 나에게 뭘 해 준다는 걸 피부로 느낀 적이 없었다”면서 “처음으로 경험한 정부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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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1-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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