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외제차 몰고 수시 해외여행…‘호화 생활’ 체납자, 사회통합에도 걸림돌

고급 외제차 몰고 수시 해외여행…‘호화 생활’ 체납자, 사회통합에도 걸림돌

류지영 기자
입력 2019-06-05 22:32
수정 2019-06-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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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악성 고액 체납자에 철퇴 왜

국세 체납액 102조…징수율은 1%뿐
서울시 지방세 체납액 8471억에 달해
사진은 경기도가 지방세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벤틀리. 경기도는 오는 12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지방세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감정가 5000만원 상당의 차량과 명품가방, 귀금속 등 동산 490점을 공개매각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경기도 제공. 연합뉴스
사진은 경기도가 지방세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벤틀리. 경기도는 오는 12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지방세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감정가 5000만원 상당의 차량과 명품가방, 귀금속 등 동산 490점을 공개매각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경기도 제공. 연합뉴스
정부가 5일 국정현안점검회의를 통해 ‘호화생활하는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확정한 것은 ‘더이상 악성 고액 체납자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온갖 수법을 동원해 자신의 재산을 숨기고 호화생활을 누리지만 ‘납세의 의무’는 지지 않는다. 흔히 ‘유리 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공분도 상당해 사회 통합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2017년 고액·상습 체납자의 체납액 102조 6022억원 가운데 징수 실적은 1조 1555억원으로, 징수율이 1.1%에 불과하다. 악의적 체납자들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위장 이혼을 하거나 소득이 없는 노부모 명의로 수억원 상당의 현금과 골드바를 숨겨둔다. 국세청 관계자는 “상습 체납자의 집을 찾아가면 고급 외제차뿐 아니라 골프채, 명품 가방, 고급 양주 등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체납자들은 허술한 법망을 통해 마음대로 해외를 왕래하기도 한다. ‘일당 5억원짜리 황제 노역’으로 유명해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2015년 국세 약 60억원을 내지 않았음에도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출국해 논란이 됐다.

지난 3월 기준 서울시의 장기 지방세 체납액은 8471억원이다. 전담 조직인 38세금징수과를 통해 지난해만 약 2000억원을 환수했지만 악성 체납자들을 뿌리 뽑기엔 역부족이다. 서울시는 해마다 1000만원 이상 지방세를 1년 이상 체납한 고액·상습 체납자를 공개하는데, 지난해 11월 발표된 명단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전두환 전 대통령, 정태수 전 한보철강 대표,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버티는 악성 체납자를 최대 30일간 유치장이나 교도소, 구치소에 가두는 감치명령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출국금지 대상인 체납자가 여권을 발급받자마자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막고자 여권 미발급자도 출국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무부와 국세청이 원활하게 관련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기관 간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

현행 금융실명법은 체납자 본인의 금융거래정보 조회만 허용해 과세당국이 체납자 재산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앞으로는 5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에 대해서는 배우자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까지 금융조회를 할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악의적 체납자를 추출하고 위장 전입한 체납자 추적 조사를 강화하기 위해 ‘실거주지 분석 모형’을 활용한다. 고가 주택 거주자와 고급 자동차 보유자 등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 수색을 강화하고, 체납자 본인뿐 아니라 조력자도 처벌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관세 체납자나 명단이 공개된 국세 체납자에 대해서는 여행자 휴대품, 해외 직구물품 등을 집중 검사하고, 체납자가 남의 명의로 수입하는 것을 막고자 ‘타인 명의 수입 추적시스템’을 개발한다.

체납자들이 건강보험이나 복지급여 등에서 부당한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국세청과 논의해 은닉 재산이 발견된 체납자가 복지급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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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9-06-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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