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비껴간 고용훈풍…한미 실업률 역전 ‘초읽기’

한국만 비껴간 고용훈풍…한미 실업률 역전 ‘초읽기’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9-30 11:02
수정 2018-09-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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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한·미 실업률 각각 3.8%, 3.9%…17년만에 격차 최소

정책팀 =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고용 개선 흐름을 타지 못하면서 올해 2분기 한미 실업률 격차가 외환위기 이후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글로벌 경기 개선 추세에서 소외된 한국 경제 상황이 고용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되는 모습이다.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실업률은 1년 전과 같은 3.8%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실업률은 3%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2015년 이후 조선 등 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상승해 3%대 후반을 맴돌고 있다.

반면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나 낮은 3.9%를 기록했다. 2000년 4분기(3.9%)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의 실업률 격차는 0.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외환위기 여파로 한미 실업률이 역전된 1998년 1분기∼2001년 1분기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OECD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실업률 역주행은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OECD 국가의 평균 실업률은 5.3%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나 떨어졌다.

OECD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대 후반까지 치솟았지만 매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이런 영향으로 한국의 OECD 간 실업률 격차는 1.5%포인트를 기록, OECD 실업률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가깝게 좁혀졌다.

한국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2016년 이미 미국을 16년 만에 추월한 뒤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의 15∼24세 실업률은 10.7%로 미국(8.6%)보다 2%포인트나 더 높았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고용 훈풍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고용 창출력이 낮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장치산업 의존도가 커진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미·중 통상갈등,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 불안 등의 불확실성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와 고용에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전망(3.0%)보다 0.3%포인트나 낮은 2.7%로 하향 조정한 것은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좀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국의 고용 사정이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운신의 폭을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과의 금리 차 해소를 위해 금리를 올릴 경우 자칫 투자를 위축시켜 고전하는 고용 시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양호한 거시 지표에도 고용 등에 온기가 돌지 않는 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연내 중장기적인 산업구조 개편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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