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금융 기득권 깬다…文 규제혁신 1호는 ‘인터넷은행 활성화’

낡은 금융 기득권 깬다…文 규제혁신 1호는 ‘인터넷은행 활성화’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8-07 22:44
수정 2018-08-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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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규제 완화 배경

文 “英 붉은깃발법으로 마차업자 보호
결국 독일·미국에 자동차 산업 뒤처져”
일각 “기존 금융기업들에 경종 울릴 것”
여야 16일부터 은산분리 관련 법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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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앞줄 오른쪽 네 번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 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인터넷 전문은행 사용자의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앞줄 오른쪽 네 번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 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인터넷 전문은행 사용자의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관련 규제 개선에 속도가 붙게 됐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찌감치 은산 분리 규정을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추진해 왔다. 애초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준비 부족으로 취소했던 규제혁신점검회의에서 은산 분리 완화 문제를 핵심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혁신 현장 방문은 지난달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 참석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자 했던 규제혁신 1호 안건은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 분리 규제 완화였던 셈이다. 가장 풀기 어려운 규제부터 혁신해 다른 산업의 규제 혁신 노력을 끌어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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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 대통령은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도록 붉은 깃발을 흔들어 속도를 제한한 19세기 말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규제가 산업의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마차 업자들을 보호하려고 이 법을 만들었는데, 결국 영국이 시작한 자동차 산업은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 규제 때문이었다”며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동력을 창출하려고 한다. 이날 연설에서도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 기업의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는 연구개발(R&D)과 핀테크 등 연관 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기존 금융기업과 경쟁시켜 금융산업을 혁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금융산업의 시장구조는 기존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굳어져 왔고,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금융회사들은 경쟁과 혁신 없이도 과점적 이익을 누렸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의 활성화는 금융권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존 금융기업들에 경종을 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금융감독기관은 금융권이 자칫 기득권과 낡은 관행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도록 금융혁신과 경쟁 촉진 노력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당장 여야는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8월 임시국회에서 은산 분리 관련 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은산 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인터넷 은행이 처한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인터넷 은행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은산 분리 규제를 대폭 허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터넷 뱅크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기존 규제는 그대로 놔두는 식으로 간다면 혁신 성장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 정책이 문 대통령의 금산 분리 공약 파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산업자본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규제 강화 등 금산 분리의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금산 분리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 누구든 못 들어가게 만들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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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8-08-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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