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간 수평적 네트워크 활성화…해외 진출 대책도 마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대·중소기업의 수직적 네트워크를 공정하게 만들고, 중소기업 간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가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뚜벅뚜벅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나라의 작은 내수시장만으로는 고질적인 전속거래 관행과 갑을 관계를 풀기는 어렵다”며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해 더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샴페인 잔’ 모양처럼 양극화됐고, ‘온탕 속 개구리’처럼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과거 맥킨지 보고서의 비유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1990년과 2014년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영세기업 비중은 더 늘었고, 허리 역할을 하는 소기업과 중기업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며 “또 완성차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우리나라가 제일 높고, 부품업체 이익률은 우리나라가 제일 낮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사업자들이 서로 대등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되 당장 우리 눈앞에 존재하는 대등하지 못한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라며 “우리 현실에 맞는 대책을 만들어 일관되게 집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이미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을 포함하는 범정부 차원의 협력을 시작했다”며 “정부 대책을 준비해 여당과 협의를 거치고 실효성 있게 집행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강연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그는 “새 정부가 갑작스럽게 선거를 치르고 인수위도 없이 출범했다. 저도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국무회의에서 처음 봤다”며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세 가지 경제운용의 축이 함께 버티면서 동시에 진행되질 못해 걱정이 크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세 가지 축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고, 정부 부처가 긴밀한 협업 체계를 통해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게 됐다”며 “공정위 직원들도 과로사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 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소통 시간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의 기술탈취에 대한 공정위 직권조사,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행위 및 부당전속거래 근절 등을 김 위원장에게 건의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통신판매중개업 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시장 공정성을 해치는 대기업의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소모품 소매진출에 대한 조치 등을 요청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의 희생을 토대로 성장한 재벌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과 생계형 업종까지 무차별하게 계열사를 확장하고 기술탈취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각종 불공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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