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TPA 절차 시작 안해…일정 협의 후 내년 첫 협상 전망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국내 절차를 오는 18일 마무리한다.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8일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FTA 개정 추진 계획’을 보고한다.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통상절차법)은 정부가 통상협상을 시작하기 전 협상 목표와 주요 쟁점, 대응방향 등을 담은 통상조약체결계획을 수립,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보고는 통상절차법이 규정한 마지막 국내 절차다.
앞서 산업부는 한미FTA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 등 기타 절차를 끝냈다.
산업부는 지난 4일 통상추진위원회를 열어 개정협상에 대한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반영한 통상조약체결계획을 조만간 완성할 방침이다.
국회 보고 이후에는 공식 개정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지만, 미국과의 일정 협의가 필요하다.
국내 절차를 모두 마치더라도 미국이 자국 내 절차를 끝내지 않으면 협상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역협정을 전면 개정할 경우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협상 개시 90일 전 의회에 협상 개시의향을 통보해야 한다. 이후 연방관보 공지,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협상 개시 30일 전 협상 목표를 공개하게 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협상의 경우 지난 5월 18일 의회에 개시의향을 통보하고 8월 16일 1차 협상을 했다.
그러나 한미FTA의 경우 아직 이런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미FTA 전면 개정이 아닌 부분 개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분 개정의 경우 TPA 절차를 밟지 않고 한미FTA 이행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만으로 개정협상을 할 수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개정협상을 ‘소규모 패키지’로 해야 한다고 밝혔고, 미 재계도 비관세장벽과 이행 문제 등으로 한정된 부분 개정을 희망하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분 개정을 하더라도 의회가 협상 목표 등을 사전에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연말에 성탄절 연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연내 협상 개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