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잦아 고용 감소?… “에코붐 세대 일자리 늘려야”

비 잦아 고용 감소?… “에코붐 세대 일자리 늘려야”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7-09-13 22:44
수정 2017-09-1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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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용지표 악화 왜

비 작년의 3배… 일용직 3만명↓
새달부터 건설업 고용 회복 전망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일자리 행보를 이어 왔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도 설치했다.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일자리에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대로 떨어지는 등 고용 성적표는 ‘참담’하다. 정부는 기상 악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20대 후반인 ‘에코붐’(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1991~1996년생) 세대가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앞으로 5년은 청년 고용 사정이 계속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민간 분야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8월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이유로 ‘잦은 비’를 지목했다. 지난해 8월에는 비가 8.2일 왔지만 올 8월에는 15.2일이나 내렸다. 강수량도 241㎜로 지난해 같은 달(76㎜)의 3배다. 강한 비가 내리면 옥외 건설공사는 중단된다. 일용직 종사자 수가 지난달 3만 6000명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 미뤄 보면 비 오는 날이 2배 정도 많은 달에는 건설업 일용직 고용이 3만명 안팎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게다가 지난해 8월에는 취업자가 39만명이나 증가해 지난해 월평균(30만명)을 웃돌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까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최근 부동산 경기 호조세로 준공 물량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몰려 있어 다음달부터는 건설업 고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걱정하는 건 청년 고용이다. 20대 초반과 30대 초반 인구는 줄고 있지만 구직 연령인 20대 후반 에코붐 세대 인구는 급증세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0~24세 인구와 30~34세 인구는 각각 4만 4000명과 21만 3000명 줄었으나 25~29세 인구는 10만 2000명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에코붐 세대가 30대 초반에 접어드는 앞으로 5년은 취업사정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8월 자영업자도 1년 전보다 3000명 줄어들어 지난해 7월(-1만명)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간 기업 기 살리기와 창업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문제를 풀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김 부총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으나 앞으로는 민간 일자리 창출에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업은 규제 완화와 정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고 고용창출 효과가 뛰어난 창업 유형을 다양화하겠다는 뜻이다. 김 부총리는 “창업 기업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숙련창업, 재창업, 대기업 분사 창업을 장려하고 생계형 자영업 창업보다는 지식정보 서비스, 문화 콘텐츠 등으로 창업의 폭을 넓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7-09-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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