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소비전망 1년 전보다 악화…경제 악영향 우려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새 정부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저소득층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다.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론’이 성공하려면 소득 격차 완화가 커다란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통계를 보면 고소득층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것과 달리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은 오히려 앞날을 더 어둡게 보고 있다.
6월 가계수입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를 소득수준별로 보면 월수입 100만원 미만은 91로, 1년 전인 작년 6월(94)보다 3포인트(p) 떨어졌다.
월수입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도 95로, 1년 전보다 1p 하락했다.
반면,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가계수입전망CSI는 108로 작년 6월에 비해 6p 올랐다.
400만∼500만원(103→107), 300만∼400만원(98→106), 200만∼300만원(93→99)도 상승했다.
1년 사이 고소득층에서는 가계 수입이 늘어난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저소득층은 희망이 옅어졌다.
소비자동향조사는 전국 도시 2천200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C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소비지출전망CSI도 마찬가지다.
월수입 100만원 미만은 92로, 작년 6월보다 6p 떨어졌고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은 98로, 1년 전보다 1p 오르는 데 그쳤다.
이와 달리 500만원 이상(110→115), 400만∼500만원(109→111), 300만∼400만원(108→113), 200만∼300만원(103→107)은 1년 사이 크게 좋아졌다.
소득 불평등 확대는 통계로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니계수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0.304를 기록해 전년보다 0.009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다.
소득불평등 확대는 저소득층의 박탈감을 키우고 민간소비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고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한은은 6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6월호에서 “소득불균형 심화, 가계의 채무부담,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민간소비 증가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그동안 많은 나라에서 계층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됐는데 이는 성장, 고용, 소득 그리고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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