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용역직 등 협력사 직원만 8만3천여명
인천공항공사처럼 정부가 지정한 공공기관의 직원 중 비정규직 종사자가 14만4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직원 3명 중 1명꼴이다.이 중에는 ‘소속외인력’으로 구분되는 파견·용역직 같은 간접고용 형태의 협력사 직원만 8만3천여명에 이른다.
공공기관 4곳 중 1곳은 직원의 절반 이상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중앙정부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 332곳과 공공기관의 부설기관 23곳 등 355곳의 업무 종사자는 모두 42만9천40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정규직은 28만5천197명으로 66.4% 수준이다.
나머지는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협력사 직원 등 사실상 비정규직 인력으로 14만4천205명에 달해 33.6%를 차지했다. 공공부문에서 중앙·지방 공무원 등까지 고려하면 비정규직은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경우 세부적으로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중간 형태의 무기계약직이 2만3천464명(5.5%), 비정규직이 3만7천411명(8.7%), 협력사 직원인 파견·용역직 등이 8만3천328명(19.4%)이다.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방문한 인천공항공사에 소속된 직원은 1천196명이다. 이 중 정규직이 1천166명, 비정규직이 29명이고 무기계약직은 없다. 그러나 보안검색·경비 요원 같은 간접고용 형태의 소속외인력 비정규직이 6천903명에 달한다.
단순히 소속 직원만 따지면 비정규직 비율은 2.4% 수준이지만 소속외인력을 고려한 비정규직 비율은 85.6%로 큰 격차를 보인다.
공공기관과 그 부설기관 중 협력사 직원을 고려한 사실상 비정규직 비율이 50%가 넘는 곳은 89곳으로 전체의 25.1%에 이른다.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100%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으로 직원 77명 중 정규직이 한 명도 없다. 비정규직이 36명이고 나머지는 무기계약직이다. 소속 외 인력은 없다.
다음으로 우체국시설관리단 98.1%, 코레일테크 95.1%, 코레일네트웍스 94.4%,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93.4%, 한국잡월드는 88.4%, 인천공항공사 85.6%, 세종학당재단 83.9%, 한국마사회 81.9%, 한국장애인개발원 81.9% 등 순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이들을 포함해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평균(33.6%)을 웃도는 공공·부설기관은 188곳으로 전체의 53.0%에 달한다.
직원이 모두 정규직인 곳은 88관광개발(35명), 국제식물검역인증원(48명), 한국장기기증원(81명), 정부법무공단(102명),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120명) 등 5곳뿐이다.
또 선박안전기술공단(2.3%),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2.8%), 한국기술자격검정원(3.2%), 한국전기안전공사(4.8%), 한국인체조직기증원(7.6%), 한국가스기술공사(7.6%) 등도 비정규직 비율이 낮았다.
인천공항공사처럼 간접고용 형태의 파견·용역직이 많은 기관은 한국전력공사(7천715명), 한국수력원자력(7천54명), 인천국제공항(6천903명), 한국철도공사(6천230명), 한국공항공사(4천38명), 주택관리공단(2천406명), 국민건강보험공단(2천126명)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Zero)’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선 앞으로 공공기관 종사자를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그만큼 처우개선 등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 관리비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이는 예산증가나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노력에 대해 공공기관 평가 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만큼 하반기 공공기관 평가 결과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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