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주식형펀드 환매 자금 추정
증시 주변을 맴도는 부동자금이 최근 110조원을 넘어섰다.코스피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주식형 펀드 환매 자금 등이 증시 주변 대기성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코스피가 2,300선 위로 추가 상승 움직임을 보인다면 부동자금은 언제든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증시 주변 자금은 110조6천268억원에 달했다. 한 달 사이에 3조4천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는 투자자 예탁금(24조8천932억원), 파생상품거래 예수금(7조3천302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71조360억원), 위탁매매 미수금(1천75억원), 신용융자 잔고(7조2천516억원), 신용대주 잔고(83억원)를 합한 것이다.
부동자금이 11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만으로, 지난해 7월 112조2천216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넣어둔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월 말 21조7천682억원에서 한 달 새 24조8천931억원으로 3조1천249억원이나 늘어났다.
대표적인 단기금융상품인 환매조건부채권도 한 달 만에 5천612억원 증가했다.
증시 주변 자금은 10여년 전인 2006년 말 33조9천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15년 말(105조7천억원) 100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말 107조1천억원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107조원대를 유지해왔다.
부동자금은 증시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보는데, 최근 급격히 늘어난 부동자금 중에는 주가 급등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한 자금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모두 4조3천449억원에 달했다.
주식형펀드 환매 자금은 코스피 급등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주변 대기성 계좌에 머물면서 코스피의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자금 증가와 함께 최근 주식 거래대금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즉 연초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거래대금이 정체된 상태에서 조금씩 늘어난 부동자금과는 달리 최근 거래대금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크게 불어난 부동자금은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4조5천988억원에서 이번 달에는 6조7천385억원으로 46.5%나 늘어났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7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늘어난 증시 주변 자금은 펀드 환매에서 나온 자금으로 보인다”며 “코스피가 주가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2,300대에서 유지한다면 주변 부동자금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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