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흑자 10개국 중 최대 감소…獨 5.7% 줄고 中·日은 소폭 늘어
올 1분기 한국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25% 가까이 감소해 대미 무역흑자 상위 10개국 중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무역전쟁의 타깃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면서 무역전쟁을 우려해 대미 수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린 결과로 보인다.7일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6%(19억 9700만 달러) 줄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97억 6000만 달러)보다 15.8% 늘고, 수출은 174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78억 9000만 달러)보다 2.5%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에 이어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는 5.7%(8억 8000만 달러), 인도는 11.8%(7억 6000만 달러), 이탈리아는 7.0%(4억 6000만 달러)가 각각 축소됐다. 그러나 중국은 1.2%(9억 300만 달러), 일본은 2.7%(4억 5000만 달러), 아일랜드는 44.1%(32억 8000만 달러)가 늘어 대조를 이뤘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보호무역 및 무역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1월 1일 “미국에서 셰일가스 수입을 좀 늘린다든가 해서 대미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달에도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가 계속 줄어드는 모습을 미국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7-05-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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