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기 돈다는데…20대·50대 체감 경제고통은 악화

경제 온기 돈다는데…20대·50대 체감 경제고통은 악화

입력 2017-05-01 08:58
수정 2017-05-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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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물가상승률·성장률 개선됐지만, 체감 실업률 뒷걸음질

경제가 점차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며 체감 경기도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대 청년층과 50대 장년층의 체감 경제 고통은 오히려 가중됐다. 얼어붙은 취업시장이 이들의 경제 고통을 악화시킨 주범이었다.

1일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1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체감 경제고통은 22.2포인트(p)로, 지난해 4분기(10∼12월) 23.7p보다 완화했다.

정 의장은 체감 경제고통지수를 체감 실업률과 체감 물가상승률을 더하고 체감 경제성장률을 제한 값으로 정의했다.

체감 경제고통지수가 1p 상승한 것은 실업률 측면에서 일자리 26만2천개(지난해 경제활동인구 2천617만명 기준)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률 면에선 모든 가구의 연 경상소득이 52만8천원(지난해 가구당 연평균 소득 5천278만8천원 기준), 경제성장률 측면에선 연 국내총생산(GDP)이 15조1천억원(지난해 실질 GDP 1천508조원 기준) 각각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체감 경제고통지수가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체감 물가상승률(9.0%→6.9%), 체감 경제성장률(-3.3%→-2.8%)이 개선된 때문이다.

체감 실업률은 1.1%포인트(11.4%→12.5%)로 상승했지만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감소 폭보다 증가 폭이 작았다.

1분기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정부 공식지표에 따른 경제고통지수 3.7p(실업률 4.3%, 물가상승률 2.1%, 경제성장률 2.7%)보다 18.5p 높았다.

공식·체감 지표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은 실업률이었다.

체감 실업률은 공식지표보다 8.2%포인트 높았다.

구체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 준비자, 니트족 등이 실업자에서 제외되고 자신이 실업자로 느끼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은 취업자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물가 상승률은 공식지표보다 4.8%포인트 높았다.

경제는 전년보다 2.7% 성장했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제는 오히려 2.8% 위축됐다고 느낄 정도로 경기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체감 경제고통이 지난해 4분기 38.7p에서 올 1분기 28.8p로 줄었고 같은 기간 40대 1.3p(17.5p→16.2p), 30대 3.6p(19.7p→16.1p)씩 감소했다.

그러나 19∼29세는 26.7p에서 30.6p로, 50대는 22.3p에서 24.9p로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19∼29세 청년층의 체감 경제고통은 전 분기 1위인 60대 이상을 제치고 올해 1분기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19∼29세의 체감 물가상승률은 7.7%에서 6.5%로 줄고 체감 경제성장률은 -2.8%에서 -2.3%로 다소 완화했지만 체감 실업률이 16.1%에서 21.8%로 급등한 탓이다.

상반기 공채 시즌이 돌아왔으나 고용 시장이 얼어붙어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이 바늘구멍이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50대 장년층도 체감 경제성장률(-3.3%→-2.8%), 체감 물가상승률(9.1%→7.4%)은 개선됐지만 체감 실업률이 9.9%에서 14.7%로 상승해 체감 경제고통이 커졌다.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장년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 수준별로는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체감 경제고통이 50.1p로 월 소득 200만∼500만원(20.6p), 월 소득 500만원 이상(18.6p)보다 높았다.

전 분기 대비로도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체감 경제고통지수(9.1p↑)만 상승했다.

체감 경제고통이 커지면 국민 삶의 만족도가 하락하고 경제 전반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투자, 생산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소비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 역시 체감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식·체감 사이에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지표가 실업률인 만큼 실효성 있는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정 의장은 “민간 부문의 고용 창출력이 약화한 상태이어서 소방·경찰·교육 등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50대와 고령층을 위해선 체계적인 직업 훈련, 재교육으로 근로 능력을 지원하고 정부 사업으로 제공되는 노인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체감 경제 고통지수를 개발해 발표해 정부가 중산층, 서민을 위한 고용대책과 물가 대책을 마련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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