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 180% 육박… “최근 4년간 빚 증가 규모, 소득의 2.7배”
가계 빚은 빛의 속도로 늘어나는데 소득은 증가 폭이 크지 않아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8일 한국은행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등에 따르면 한은 자금순환동향 통계의 가계부채(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 포함)는 지난해 말 1천565조8천10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보다 10.0% 증가한 규모다.
한은 국민계정의 개인순처분가능소득(가계소득)은 지난해 875조3천659억원으로 전년보다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78.9%로 전년보다 10%포인트 급등했다.
제 의원은 “지난해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사상 최고치로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계부채 비율은 2005년부터 12년째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국가 간 가계부채 수준과 상환 능력을 비교할 때 자금순환동향 통계의 가계부채와 국민계정의 개인순처분가능소득을 활용한다.
제 의원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는 410조8천485억원, 가계소득은 151조138억원 각각 늘어나 부채 증가 규모가 소득의 2.7배에 달했고 이는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급격한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는 2012년 말 1천154조9천615억원이었고 같은 해 말 가계소득은 724조3천521억원이었다.
또 경제 규모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95.6%까지 증가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5%를 넘었다는 것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최종 생산물을 팔아 가계 빚을 갚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는 얘기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보다 높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가 성장과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6%로, 미국(79.4%), 유로존(58.7%), 일본(62.2%), 영국(87.6%)보다 높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규제보다는 소득 증가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