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경제리뷰 2월호…“중국에 대한 압박은 거세질 것” 전망
미국 신 행정부가 정치적인 부담 때문에 당분간 한국경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2월호에서 ‘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환경 변화와 한반도’를 주제로 한 전문가들의 좌담 내용을 소개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펼칠 경제정책을 전망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선거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언급했고 한국을 환율조작국 중 하나로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환율조작국 지정 관련 발언에서 한국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 한국은 경제보다 안보적 관점에서 중요한 나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또 항상 친미 성향을 보이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미국에 대한 여론이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는 민감한 상황이어서 경제 이슈를 수면 아래로 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 환율조작국 지정 등 경제 이슈를 들춰낸다면 양국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당분간 경제문제를 이슈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환율조작국 지정, 보복관세 부과 등 대응 이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무역수지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경제적 지위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입장에서 현재 중국은 과거 1980년대 일본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은 일본 자동차 수입 쿼터 부과 등 조치를 쓰고도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자 플라자 합의를 밀어붙인 바 있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에 급격히 부상해 미국에 대항할 만한 국력을 갖춘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과거 일본에 취한 것과 비슷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안보 환경을 논의 주제로 삼은 이종규 KDI 연구위원은 “별다른 모멘텀이 없다면 북핵 문제는 중동, 이슬람국가(IS),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이슈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러한 형국이 지속한다면 북한은 큰 이슈를 만들기보다 내부 결속·체제 유지를 강화하는 시기로 설정하고 미국과 과감한 거래를 시도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봤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분야에 대해 “근본적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국가안보전략(NSS)이 발간되기 전까지는 미국의 안보정책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향후 해양 문제를 두고 중국과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좌담 외에도 북한경제리뷰에는 북한의 무연탄 수출에 대한 연구논문, 북한의 과학기술 신산업 육성동향 평가, 자강력 제일주의 관련 보도 등 경제 자료가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