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CD금리 사태’ 없도록…단기금리 산출체계 법으로 정한다

제2의 ‘CD금리 사태’ 없도록…단기금리 산출체계 법으로 정한다

입력 2017-02-09 14:03
수정 2017-02-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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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예탁원이 단기금리 매일 산출…인터넷 공시

금융위, 단기금융시장법 제정 방향 밝혀

코픽스·코리보·CD금리 등 대출·예금이자는 물론 각종 금융거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단기금리 공시·산출체계가 법으로 정해진다.

시중은행들의 CD금리 담합 의혹 등을 거치며 떨어진 금리 산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단기금융시장법 제정방향 정책 공청회’에서 단기금융시장법을 마련해 올해 6월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코픽스·CD금리 등은 대출 금리, 파생상품 거래에 활용되는 지표금리다.

그러나 금리 산출과 관련한 법적인 근거가 없고 일부 단기금리는 금리 산출 절차조차 체계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산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당국은 행정지도나 감독을 통해 사후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시중은행의 CD금리 담합 의혹이 이런 문제점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2년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했던 CD금리를 담합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많이 받아냈다는 의혹을 잡고 조사를 시작했다.

2011년 말부터 2012년 7월 사이 시장금리 중 하나인 통화안정증권(3.51%→3.22%)은 0.29% 포인트 내려간 데 반해 같은 기간 CD금리(3.55%→3.54%)는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담합 의혹을 제기한 주요 근거였다.

일각에서 한국판 리보 조작사건(런던 금융시장 초단기 금리 조작 파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조사의 파장은 컸다.

그러나 은행들은 당시 CD금리 거래량이 거의 적어 금리에 왜곡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담합 혐의를 부인했다.

CD금리는 하루 두 차례 10개 증권사가 써낸 금리 중 최고·최저금리를 제외한 8개 금리를 평균해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했다. 참고할만한 금리가 없어 전날 금리를 써내다 보니 금리가 ‘고정’됐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기에는 물론 인상기에도 CD금리가 경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공정위는 4년간의 조사를 접고 지난해 7월 ‘근거 부족’으로 심의 절차를 종료했다.

금융당국은 단기금융시장법 제정을 통해 앞으로는 한국은행과 예탁결제원이 단기금리를 매일 산출하고, 금리와 거래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리 산출 공시의 기준과 방법은 미리 공개하기로 했다. 또 대출 등 금융계약에서 일정 수준 이상 사용되는 금리를 ‘지표금리’로 정해 관리·감독하기로 했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고, 주기적으로 산출되는 등 시장 상황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금리를 지정해 쓰면서 금리 산출이 중단될 경우 대응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자금중개회사와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는 단기금융거래 정보를 매일 금융위와 한국은행에 보고해야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이 ‘알아서’ 관리하던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법적 규율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해 6월 지표금리에 대한 법적 규율을 정립하기 위한 ‘벤치마크법’을 제정해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매 영업일마다 단기금융거래 정보가 보고되면 관계 당국이 시장의 이상 현상이나 개별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험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며 “단기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파급되는 것을 미리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위원장은 “단기금융시장 거래 정보와 금리정보가 시장 참가자에게 적시에 제공되면 효율성과 투명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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