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질문에 리콜 과정서 불거진 ‘이중 잣대’ 논란 해명내외신 기자 300여명 몰려…삼성, 인터넷 생중계도
“삼성 갤럭시를 사용하고 아껴주시는 중국 소비자들께 사과드린다. 더 좋은 제품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다”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거듭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중국 국영 CCTV 취재진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빌어서다.
고 사장은 “중국은 노트 시리즈에 대해 세계적으로 그 어느 곳보다도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던 국가이자 시장”이라며 “삼성전자가 지금 중국에서 아주 어려운데, 아직 삼성 브랜드와 노트 시리즈를 아껴주는 중국 소비자들을 다시 진정성 있게 찾아뵙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한국어,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로도 동시 통역했고, 중국 언론매체 기자들을 다수 초청했다.
이런 배려는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2일 갤럭시노트7 1차 리콜을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판매한 제품을 수거 대상에서 제외한 데 따른 현지 소비자 불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을 비롯한 10개국에서 판매한 갤럭시노트7에는 삼성SDI 배터리를, 중국에서 판매한 갤럭시노트7에는 ATL 배터리를 각각 탑재했는데, 삼성SDI 배터리만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자연히 ATL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향 갤럭시노트7은 수거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자 중국에서는 만일에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 아닐 경우 중국 소비자들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일부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
실제로 1차 리콜 후 ATL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노트7도 발화 사고를 일으켰고,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작년 10월 11일 자체적으로 공식 리콜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현지 제조사들의 기세에 밀려 점유율이 날로 축소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곤혹스러운 순간이었다.
고 사장은 1차 리콜 때의 중국 내 논란과 관련, “그때 중국 소비자 여러분께 좀 더 자세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설명을 더 정확해 했더라면 이중 잣대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마음 상하고 불편을 겪은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은 준비된 300개의 좌석이 회견 시작 30분 전인 오전 9시30분께 만석을 이룰 정도로 취재진으로 붐볐다.
중국 언론을 포함한 외신 기자 40여명이 맨 앞 가운데 자리에 앉아 삼성전자 발표를 지켜보는 등 규모와 구성만 놓고 볼 때 웬만한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 행사를 방불케 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미디어의 높은 관심을 고려해 삼성전자 뉴스룸(https://news.samsung.com/kr/) 웹페이지에서 기자회견 실황을 동영상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