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삼성, 8년 만의 압수수색에 ‘당혹’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삼성, 8년 만의 압수수색에 ‘당혹’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6-11-08 23:12
수정 2016-11-0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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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사옥 이전 뒤 본사차원 처음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도 포함
“검찰 수사에 협조” 기존 입장 반복

2008년 특검 이후 처음으로 삼성이 본사 압수수색을 당했다. 8년 전에는 서울 태평로 사옥으로, 이번에는 서초 사옥으로 검찰 수사관이 들이닥쳤다. 삼성 임원 출근시간 즈음인 오전 6시 40분부터 시작된 압수수색은 1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최순실(60)씨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20여명은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삼성 그룹에서 대정부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팀, 특히 삼성 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검찰은 업무 관련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승마협회 업무 추진 관련 서류, 지원비 집행실적, 개인 다이어리 등 박스 8개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박 사장 등의 사무실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 27층에 있다. 장 사장 사무실인 40층과 41층엔 삼성 미래전략실이 있고 여러 층에 삼성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집무실도 이 사옥에 있다. 사실상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모여 있는 곳을 검찰이 수색한 셈이다.

삼성은 2008년부터 서초 사옥을 본사로 삼았다. 이후 2013년 5월 4대 강 사업 담합 혐의로 서초 사옥에 입주해 있던 삼성물산이 압수수색 대상이 된 적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의 검찰 수사는 사옥 이전 뒤 처음이다. 검찰은 박 사장 등 승마협회 회장단이 최씨 모녀가 실소유주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특혜 지원한 의혹을 수사 중이지만 삼성 그룹의 조직적 개입 의혹이 불거진다면 수사가 윗선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르재단 등 모금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의혹이 제기된 이 부회장이 참고인으로 소환될 가능성에 삼성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 측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서초 사옥 로비를 취재진 50여명이 종일 지켰다. 일본 요미우리TV, 도쿄TV 등 외신 취재진도 한때 현장 취재에 나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1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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