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이 살리자” 좋은 디자인 출발이죠

“아프리카 아이 살리자” 좋은 디자인 출발이죠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6-08-24 22:56
수정 2016-08-2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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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금상 받은 ‘아이디어 프리’

누군가 무심코 ‘광고는 아름다운 쓰레기일 뿐’이라고 툭 뱉는 말을 들은 30대 광고인들이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구하자”며 뭉쳤다. 이후 열 달이 채 못 돼 이들은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iF 디자인 본상’과 ‘IDEA 2016 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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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메트리 글로벌 코리아 ‘선큐베이터’의 디자인팀 ‘아이디어프리’ 팀원들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IDEA 2016’에서 금상을 받은 뒤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지혜, 권준, 이우석, 윤인섭씨. 지오메트리 글로벌 코리아 제공
지오메트리 글로벌 코리아 ‘선큐베이터’의 디자인팀 ‘아이디어프리’ 팀원들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IDEA 2016’에서 금상을 받은 뒤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지혜, 권준, 이우석, 윤인섭씨.
지오메트리 글로벌 코리아 제공
광고대행사 지오메트리 글로벌 코리아 직원들로 구성된 ‘아이디어프리’는 온기를 보존하는 아기바구니인 선큐베이터로 지난 17일 IDEA 금상을 받았다. 반년 전에는 사용자에게만 소리가 전달되는 인터넷 강의(인강) 시청용 책상인 ‘사운드프리’로 iF디자인상을 석권했다. 지난해 겨울 팀을 꾸린 뒤 연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선큐베이터는 35도에 이르는 일교차 때문에 저체온증 및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아프리카 영유아를 구하기 위한 장치다. 내장 충전젤을 활용해 낮 동안 태양열을 흡수, 해가 진 뒤에도 약 12시간 동안 온기가 지속되는 바구니 속에 아기를 재우는 방식이다.

아이디어프리 소속 권준씨는 24일 “많은 이들이 선큐베이터에 담긴 생명 존중의 가치를 알아줘 기뻤다”면서 “선큐베이터를 디자인하며 일상의 문제를 알고, 가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응용해 다른 이에게 보탬이 되는 디자인의 참맛을 알게 됐다”고 웃었다.

또 다른 팀원인 홍지혜씨는 “광고일을 하며 알게 된 제조업계 분들과 힘을 합쳐 선큐베이터 디자인을 실물로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의 사회적인 문제를 풀 디자인을 고민하다 보니, 군더더기 없이 높은 가치를 지닌 제품 디자인이 구현됐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담은 디자인은 앞으로 많은 호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업인 광고 디렉터 업무를 하는 도중에 틈틈이 공모전 디자인을 준비한 이들은 신문기사나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아이디어를 구했다. 인강과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다 보니 청소년의 30%가 난청 위험에 처했다는 기사에서 ‘사운드프리’를 착안했고, 밤중 낮은 기온에 노출된 아프리카 영유아 중 200만명 이상이 생후 28일 이내 사망한다는 얘기에 ‘선큐베이터’를 구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08-2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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