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경기부양 선제 대응 韓銀이 확 달라졌다

[뉴스 분석] 경기부양 선제 대응 韓銀이 확 달라졌다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6-06-09 23:00
수정 2016-06-1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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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년 만에 0.25%P 전격 인하

연 1.25%… 역대 최저 수준
이주열 “하반기 경제 더 심각”
구조조정 ‘후폭풍’ 완화 총력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다시 가보지 않은 길에 한걸음을 더 내디딘 것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이며 다가올 ‘구조조정 후폭풍’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인하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한은 금통위는 9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에서 1.25%로 0.25% 포인트 내렸다. 역대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이다.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금리가 0.25% 포인트 인하된 이후 1년 만이다.

금통위는 인하 배경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소비 등 내수의 개선 움직임도 약화된 가운데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했다”면서 “이런 대내외 경제 여건 등에 비춰 지난 4월에 전망한 성장 경로의 하방(하강)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

실물 경기는 얼어붙은 형국이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메르스 사태의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2분기(0.4%)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감소했고, 건설기성액은 6.7%나 감소했다. 제조업생산도 전월 대비 1.2% 줄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1.0%로 겨우 70%대를 턱걸이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경제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데 있다. 대규모 실직 사태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는 데다 이미 ‘실탄’이 부족해진 재정도 성장에 기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4월에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를 다음달에 다시 하향 수정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에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판단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통위원들은 지금 한은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6-06-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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