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FOMC 열흘 앞으로…전문가 “금리인상 7월에 무게”

美 6월 FOMC 열흘 앞으로…전문가 “금리인상 7월에 무게”

입력 2016-06-04 16:55
수정 2016-06-04 16: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고용지표 악화에 6월 인상 어려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유력하게 거론되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소 뒷걸음질을 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4∼15일 6월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16일 새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공개된 4월 FOMC 의사록에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 예상하는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다소 높아졌다. 그러나 현지시간으로 3일 미국이 예상을 벗어난 고용지표를 발표하자 6월 인상 가능성은 다시 후퇴했다.

미국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만8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해 201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5만5천 명 증가를 하회한 것이다. 고용지표 발표 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21%에서 4%로, 7월은 60%에서 34%로 각각 낮춰 반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4일 “물가와 고용 조건이 충족돼야 금리를 올리기로 한 만큼 6월 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신규 고용은 예상을 밑돌았지만, 실업률은 떨어지는 등 미국 고용 상태는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안정적”이라며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하면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이 7월에도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면 대선을 고려할 때 연말께나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추는 초저금리 정책을 7년간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0.25∼0.5%로 연방 정책금리를 올렸다.

대다수 증시전문가도 미국 경제지표 개선세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7월이나 9월 인상 쪽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6월 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쓰이는 베이지북이 4월13일 발표된 베이지북보다 경제활동에 대한 낙관 정도가 낮아진 것도 그 근거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연준 위원 대부분이 중도-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지표 개선을 더 확인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글로벌 경제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7월 이후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점쳤다.

오는 23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연준이 앞장서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모험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한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 자체가 시장에 예고된 악재인 데다가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우세한 만큼 가까운 장래에 금리 인상 결정이 나오더라도 시장에선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양날의 칼로 작용해왔다.

통상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식 같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경기 지표가 뒷받침된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달 27일 앞으로 수개월 안에 미국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발언한 뒤 글로벌 주식시장은 이를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은 작년 같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시장의 격언처럼 이미 연내 2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된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작년 9월에는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달러 가치가 빠르게 상승했다. 코스피는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에 1,900선이 무너지는 등 살얼음을 걸었다.

김태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작년 말 예상됐던 것보다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이번에 달러 강세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작년 하반기보다 완화된 점과 유가 반등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된 점도 긍정적인 환경으로 거론된다.

김태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 상황이 작년 9월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금융시장의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 속도와 예고된 금리인상 속도를 비교할 때 주가가 충분히 버틸 정도라고 본다”며 “금리를 올리더라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