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 성공한 현대상선, 용선료 타결도 마무리 단계

채무조정 성공한 현대상선, 용선료 타결도 마무리 단계

입력 2016-06-02 10:35
수정 2016-06-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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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해운동맹 가입 논의도 본격화한진해운 용선료 협상은 난항…“전략 구성해 다시 협상 돌입”

8천42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한 현대상선이 가장 중요한 절차인 용선료 협상에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벌크선사들로부터 최종 제시안에 대한 답변을 차례로 받으며 막바지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현대상선은 전체 용선료 협상을 좌우할 주요 컨테이너선사 5곳과는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그 외의 벌크선사들에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 주 중에도 협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 상황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벌크선사들의 답신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언제 결과를 발표할지는 확답을 할 수 없다”면서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으나,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상황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5차례에 걸쳐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현대상선은 총 8천42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안을 100% 가까운 동의로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구조조정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지던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라는 큰 산 두 개를 사실상 넘어선 셈이다.

다음 관문인 해운동맹 합류를 위한 작업도 이날 시작된다.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에서 일단 제외된 현대상선은 9월께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또 다른 해운동맹체 G6 회의에서 디 얼라이언스에 포함된 일부 선사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 측은 관계 선사들과 공식적인 협의도 별도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미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사 중 4곳이 가입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앞으로 2개 회사(한진해운·K-라인)의 동의만 얻으면 되기 때문에 해운동맹 가입에도 청신호가 켜져 있는 상황이다.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하고 해운동맹 가입까지 성공하면, 현대상선은 본격적으로 출자전환 등 지원을 거쳐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화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8월께에는 선박펀드의 지원을 신청해 초대형 선박의 신조에도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이 큰 고비를 넘으면서 또 다른 주요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역시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과 해외 선주들의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들의 채무 재조정이 동시에 가결돼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사실상 타결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진해운의 행보에도 희망의 빛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황은 현대상선보다 훨씬 험난하다는 분석이 많다.

한진해운은 해외 선사들과 한 차례씩 접촉하며 용선료 인하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으나, 아직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58척의 컨테이너선을 빌렸는데, 독일계 선주 4곳에서 12척을 빌린 것을 비롯해 시스팬(캐나다), 신토쿠(일본), 지네르(터키) 등 선주 구성이 현대상선보다 다양하다.

협상 주체가 많기 때문에 돌발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한진해운은 용선료 연체로 해외 선주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1천160만달러(약 137억원)를 연체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나비오스가 용선료 체납을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진해운의 배를 억류했다가 사흘 만에 풀어주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단계로, 향후 협상 전략을 짜기 위해 채권단과 회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해외 선사들과 협상을 한 바퀴 돈 상황이므로, 이제부터 전략을 짜고 진행할 협상이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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