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뇌지도 구축뇌…연구 신흥강국 목표

2023년 뇌지도 구축뇌…연구 신흥강국 목표

입력 2016-05-30 15:14
수정 2016-05-3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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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뇌 발전전략 발표…뇌 질환 맞춤치료 길 열릴 듯

정부가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정리한 ‘뇌지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뇌지도를 이용하면 특정 뇌 부위의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만큼 뇌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뇌 과학 발전전략’을 30일 발표했다.

◇2023년까지 뇌지도 2종 구축

이번 전략에는 우선 2023년까지 뇌지도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을 담았다. 뇌지도는 뇌의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수치화·시각화한 데이터베이스(DB)를 의미한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뇌 과학 발전전략 브리핑에서 “사람의 뇌는 1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로 이뤄졌고, 이들 세포가 서로 연결돼 신경망을 이루고 있다”며 “이 신경망이 어떻게 사람의 행동을 관장하는지 각각의 기능을 찾고자 하는 것이 ‘뇌지도 연구’”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만들려는 뇌지도는 뇌 기능을 밝히려는 ‘고위 뇌 기능 특화지도’와 뇌 질환에 초점을 맞춘 ‘노화 뇌 질환 특화 뇌지도’ 2종이다.

김 원장은 “고위 뇌 기능 특화지도는 한국뇌연구원이 개발할 예정이고, 노화 뇌 질환 특화 뇌지도는 다(多)부처사업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이 수행한다”고 밝혔다.

두 지도 모두 인지기능과 관련된 ‘대뇌피질(후두정엽)’의 설계도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는 해외의 뇌지도 사업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시각 기능과 관련된 ‘대뇌피질’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본은 인지기능과 관련된 ‘전전두엽’에 초점을 맞춰 뇌지도를 작성 중이다.

김 원장은 “세계적으로 많은 과학자가 자기공명영상(MRI), 형광현미경 등의 툴(도구)을 이용해 뇌지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 연구는 분명 국제 컨소시엄 형태로 갈 것이고, 여기서 나온 결과가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응용될 수 있는데 우리도 데이터가 있어야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뇌지도는 앞으로 뇌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쓰일 수 있다. 현재 뇌의 일부만 자극할 수 있는 ‘국소 뇌 자극술’이 개발되면 뇌의 어떤 부위를 자극해야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에 뇌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 뇌지도가 치료에 정확한 좌표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부는 치매, 파킨슨병 등 노년기의 퇴행성 뇌 질환과 우울증, 중독 등의 청장년기 뇌 질환·장애 등을 극복하기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뇌 질환 극복 R&D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특히 지금까지 지원이 부족했던 자폐증과 뇌 발달장애 등 소아·청소년기 뇌 질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 감성적인 인공지능·로봇 팔 개발 탄력

미래부는 작성된 뇌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미래 선점 뇌 융합 챌린지기술’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챌린지기술의 예로 우선 ‘단위 뇌세포 분자수준 이미징 기술’을 들었다. 이는 대뇌 신경망을 분자 수준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고해상도의 3D 이미징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사람 뇌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크기를 줄인 실험용 뇌인 ‘미니 뇌’를 제작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도 나선다.

증강현실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뇌 기능을 증진하는 기술과 인간과 동물의 생체 원리를 바탕으로 로봇팔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집중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한국인 맞춤형 뇌 질환 진단과 치료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사람 뇌의 작동원리를 인공신경망 모델링과 알고리즘 개발에 활용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약시키자는 ‘차세대 NI-AI 연계기술’ 개발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뇌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인공신경망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 뇌와 유사한 컴퓨터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인간 지각판단 신경회로망을 모방해 인공지능을 구축하고 패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지각판단 회로연구’가 있다.

사람 뇌의 감성영역 신경회로의 작동원리를 규명해 생각하고 느끼는 사실적인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감성지능 회로’도 개발할 예정이다.

동시에 발생하는 감각정보를 통합하는 뇌 회로의 작동원리를 찾아 다중감각 정보 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감각지능 통합 인지회로 연구’와 신경세포 사이의 네트워크의 구성원리를 연구해 고집적 뉴로모픽칩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된다.

뇌 연구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도 이번 전략에 포함했다. 뇌 연구인력을 육성하고 병원 이외의 연구기관에서 뇌 조직을 이용한 연구를 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고 뇌 은행 운영규정과 윤리지침 등을 제정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뇌 과학 발전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총 3천400억원 규모의 신규 재정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재정 당국과 관련 재원마련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국내 뇌 연구비 규모는 1천331억 원 수준으로, 미래부 1천115억 원, 복지부 145억 원, 교육부 48억 원, 산업부 23억 원 등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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