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9) MB정부 이채필 前 고용부장관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9) MB정부 이채필 前 고용부장관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6-03-27 21:04
수정 2016-03-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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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했어야…근로기준법 통과 못 시켜 아쉽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고 싶었는데 용기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떠난 게 아쉽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만난 이채필(59)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공직에 있었던 시절 가장 아쉬웠던 일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장관은 2010년 3월~2011년 5월 고용노동부 차관, 2011년 5월~2013년 2월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는 등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 정책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그는 고용노동부 최초 내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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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재임 시 고용·노동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재임 시 고용·노동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이 전 장관은 “정기적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자는 게 장관이었던 내 의견이었고 내부적으로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면서 “문제는 2012년 당시 총선과 대선이 몰려 있었고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 3월 금아리무진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다고 판결이 나온 뒤 산업계가 혼란에 빠지자 이참에 법을 바꾸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대법원 판결 이후에라도 과감하게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노동법 개정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2012년 장관이었을 당시 근무시간 단축을 주장해 처음으로 공론화시키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오랜 시간 일한다고 생산성이 높아지진 않는다”면서 “성과에 따라 임금을 주면 근로시간을 줄이고도 성과를 올릴 수 있고 노동생산성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삶과 일을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노동시장의 개혁에 앞서 선행돼야 했던 것은 노동조합을 개혁하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근무시간을 단축하기에 앞서 정년 연장 등을 추진하기 위해 노조 특권을 깨는 게 일의 순서로서는 먼저였다는 뜻이다. 이 전 장관은 “회사 돈으로 노조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노조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일이자 온당한 투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타임오프제(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금지하되 노무관리적 성격이 있는 업무를 할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것)를 도입하는 등 13년 만에 노조법을 개정한 것도 노동시장을 바꾸기 위해 우선적으로 이뤄졌어야 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현재 산적한 노동,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 위원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했다. 노동시장의 약자인 비정규직과 청년, 중소기업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그는 노·사·정 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할 경우 대비할 수 있는 플랜B가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이 전 장관은 “노사라는 양극단의 대표를 넘어 공익을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가의 합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장관 시절 운영했던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이 다수 참여하는 중앙노사공익협의회의 활용이 플랜B의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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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6-03-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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