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오너 3∼4세’ 시대…속속 경영 전면에

재계 ‘오너 3∼4세’ 시대…속속 경영 전면에

입력 2015-12-04 15:13
수정 2015-12-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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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대기업의 창립주 손자·손녀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재계에 ‘오너 3∼4세’ 시대가 무르익고 있다.

해방 전후 1세대가 ‘사업보국(事業報國)’ 일념으로 닦은 회사를 1970년대 이후 2세들이 규모를 키웠고, 이제 3∼4세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100년 존속 기업’의 책무를 떠안았다.

지난 3일 신세계 그룹은 이명희 회장의 딸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43)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996년에 상무로 ㈜조선호텔에 입사해 2009년 ㈜신세계 부사장 자리에 오른 정 사장은 6년 만에 ‘부’ 자를 떼고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뿌리로 치자면 신세계에서도 오너 3세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 남매가 경영 전면에 부상한 셈이다.

정 남매의 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지난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장경색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아 그룹을 지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올해 7월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고, 또 다른 여동생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역시 지난 1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패션부문장(사장)을 맡아 삼성의 패션 사업을 이끄는 ‘원톱’으로 부상했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SPC그룹 인사의 키워드도 ‘3세 경영 체제 준비’였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38) 파리크라상 전무 겸 전략적 성장(SG) 부문장이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허 부사장은 미국 제빵학교(AIB)에서 연수하고 2005년 SPC그룹의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한 뒤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 이노베이션랩 총괄임원 등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허 부사장은 현재 삼립식품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파리크라상의 지분을 20.2% 갖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갖췄다.

지난 3일 하이트진로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전략본부장이었던 박태영(39)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박태영 부사장은 창업주 고(故) 박경복 회장의 손자이자 현 박문덕 회장의 장남이다.

박 부사장은 2012년 4월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8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왔다.

이미 재계에서는 지난해 3월 박문덕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때부터 ‘3세 승계 임박설’이 흘러나왔다.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한 서영이엔티의 최대주주(지분 58.44%)이다.

고(故)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의 증손자로 ‘오너 4세’인 이규호(31)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장도 지난 2일 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이 상무보는 이웅열 현 코오롱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자, 지난해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동찬 명예회장의 손자이다.

두산그룹도 지난달 30일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을 ㈜두산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선임했다. 지난달 서울시내 면세점 운영권(특허)을 따낸 두산은 동대문 두타(두산타워)에 면세점을 지어 내년 중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룹이 새로 진출한 면세점 사업을 30대인 오너가(家)의 4세에게 맡긴 셈이다.

박 부사장은 두산그룹 창업자 박승직 씨의 증손자이자 두산그룹 박두병 초대 회장의 손자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4세들이 그룹 내부에서 경영 수업을 거쳐 속속 전면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역량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앞으로 실적을 통해 주주 등으로부터 경영 승계의 당위성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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