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압박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압박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카드업계

입력 2015-11-02 10:15
수정 2015-11-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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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취지 공감”…속으론 “타격 심각” 불만 표출 각사 대책마련 부심…”부가서비스 감축도 쉽지 않아”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년부터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기로 2일 확정하면서 카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결정으로 연간 6천700억 원가량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이를 상쇄할 대안도 마땅치 않아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일단 겉으로는 수수료율 인하 지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하 쪽으로 대세가 굳어진 상황에서 반발할 경우 자칫 정부 정책을 거스르는 것처럼 비쳐지거나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영세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에 공감을 한다”며 “다만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는 것은 분명한 만큼 정부의 지원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대형카드사 관계자도 “수수료 인하 취지에 공감한다”며 “카드사들도 이에 걸맞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공식 입장과는 달리 업계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카드업계 전체 순이익이 1조원 가량이었다”며 “6천700억원의 순이익 감소는 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익은 줄어드는데 비용을 줄일 방법은 마땅치 않다”며 “당장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기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각 카드사는 이날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처음 예상보다 1.5배가량 순이익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팀 등 관련부서 회의를 열어 상황을 파악하면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 의존도가 높은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은행계 카드사들에 비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형카드사의 경우 수수료 인하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적은 만큼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벌써 업계에서는 “중소형 카드사들은 수년 안에 존폐기로에 내몰릴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객에 주던 각종 부가 혜택을 줄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혜택 줄이기를 고려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는 5년으로 규정된 카드 부가서비스 의무유지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지만 고객들이 어떻게 느낄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바로 혜택을 줄이겠다고 나서면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은 부가서비스 감축 얘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업체별로 경영 효율화를 통한 자구노력을 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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