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은행聯을 통합 집중기관으로” 비은행권 “은행聯과 완전 분리·독립을”
금융업권의 신용정보를 모두 통합한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을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금융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은행연합회를 통합 집중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비은행권에서는 은행연합회와는 완전히 분리,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중기관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내놓은 절충안(산하기관 설립)이 외려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하지만 올해 2월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정무위원회가 ‘종합 신용정보 집중기관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성·운영하도록 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면서 해석이 분분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통추위는 지난달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설립한다고 결정했다.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 등은 “말이 산하기관이지 신용정보 업무를 은행연합회에서 떼내 사실상 제3의 독립기관을 만드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대출 정보를 집중 관리하고 있는 은행연합회를 집중기관으로 그냥 지정하라는 주장이다. 보험 등 비은행권에서는 은행연합회와의 ‘거리’를 좀 더 분명하게 둬야 한다고 반발한다. 보험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다른 금융업권까지 검사에 준하는 부당한 간섭을 할 수 있다”며 “집중기관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독립기관으로 해야 하며 최소한 은행연합회 산하로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통추위 관계자는 “독립된 기관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회 합의와 업권별 이해관계, 효율성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산하기관으로 운용할지는 좀 더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을 두고 있는 30개국 가운데 특정 협회 밑에 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5-08-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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