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조직문화 하나로 묶기, 임금격차 해소가 관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한 몸이 되면 자산규모 290조원에 이르는 ‘메가뱅크(거대은행)’로 탈바꿈하게 된다.인수자 측인 하나금융은 이르면 9월1일, 늦어도 10월1일까지 통합은행을 출범시키겠다는 각오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업무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통합이다.
이 부문에서 이미 상당 수준의 통합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상 은행 간 전산망 통합에 1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성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이와 관련해 “예전부터 준비해와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연내에는 시간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내년 설날(구정) 전까지 통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전산 시스템 통합보다 힘든 과제는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일이다.
보수적이라는 얘기를 듣는 하나은행과 비교적 ‘리버럴’하다는 평을 듣는 외환은행의 조직 문화가 원활히 융합되도록 만들어야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유 전 회장이나 김정태 현 회장처럼 카리스마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왕 회장’들이 장기간 이끌어온 하나은행과 2~3년마다 새로운 행장이 경영을 맡아온 외환은행의 조직 문화는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외환노조 관계자는 “서로 이질적인 조직문화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며 “이미 통합이 결정됐기 때문에 두 은행의 조직문화가 통합은행에 잘 스며들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를 구성해 서로 이질적인 부분을 상쇄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통합은행의 새로운 내규를 만들고 직원연수를 강화하는 등 통합작업에 곧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도 과제다.
올 1분기 외환·하나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은행 직원들의 분기 평균 급여는 2천700만원으로, 하나은행(1천600만원)보다 1천100만 원가량 많다.
평균 근속기간이 외환은행원은 18년2개월, 하나은행원은 12년7개월인 점을 고려해도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임금은 하방경직성이 있어서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리기가 어렵다”며 “두 은행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는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