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1명이 6명에 전파…8명이면 ‘슈퍼보균자’

메르스 환자 1명이 6명에 전파…8명이면 ‘슈퍼보균자’

입력 2015-05-28 11:22
수정 2015-05-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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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슈퍼보균자 발생 땐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커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모두 7명으로 늘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3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만큼 지역사회로의 확산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면서도 앞으로 1주일 이상은 추가 감염자 발생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런 권고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첫 메르스 환자로 확진된 A(68)씨의 ‘슈퍼보균자’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8일간 메르스로 추가 확인된 6명을 보면 모두 A씨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사람이 6명 모두를 감염시킨 셈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메르스 관련 논문을 보면 메르스 환자 1명당 2차 감염자는 0.7명꼴이다. 환자 1명당 2~3명 정도의 감염 환자가 발생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교해봐도 감염력이 크게 낮은 편이다.

그러나 A씨는 기존의 메르스 환자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도 A씨의 슈퍼보균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1일 증상이 나타나 20일 메르스로 확인되기까지 폐렴 등의 호흡기 증상이 심해지면서 바이러스 전파력이 유달리 강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실제로 보건당국의 분석자료를 보면 2차 감염자들 모두가 15일에서 17일 사이에 최소 1시간에서 최대 4시간가량 A씨와 접촉했다.

감염병의 확산 과정에서 슈퍼 보균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다. 다만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을 당시를 보면 전문가들은 한 사람이 8명 이상을 감염시킨 경우를 슈퍼 보균자로 분류했다.

문제는 아직 A씨에게서 2차로 감염된 환자가 6명이지만, 사스의 경우처럼 8명 이상의 2차 환자가 발생한다면 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8일 “현재 메르스는 바이러스의 이종 간 감염이 증명되고, 제한된 범위에서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되는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슈퍼 보균자 1명이 8명 이상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 단계에 접어든다면 바이러스의 능력이 바뀌거나 변이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메르스의 국내 확산 여부는 슈퍼 보균자 가능성이 있는 A씨에게서 2차 감염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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