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경제성장률 2%대로 떨어질 수도”

KDI “올 경제성장률 2%대로 떨어질 수도”

입력 2015-05-20 13:42
수정 2015-05-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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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망치 3.5% → 3.0%로 하향 조정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기존 전망보다 0.5%포인트 내렸다.

특히 구조개혁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가계부채 통제 실패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지 않는 상황에서 세수 결손이 나타나면 전망치가 2%대 후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올해는 4년 연속으로 세수 결손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어서 KDI가 사실상 2%대 후반으로 전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DI는 20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수가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하겠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3.0%를 제시했다.

KDI는 지난해 12월 올해 GDP 성장률을 3.5%로 예상했다. 5개월 만에 전망치가 0.5%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국회 예산정책처의 전망치와 같고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정 전망치(3.1%)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정부 전망치 3.8%에는 크게 못미친다.

KDI는 올해 전망에서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차례 추가 인하하는 것을 전제로 삼았다. 여기에 세수 결손을 반영하지 않았다.

KDI는 이 같은 전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하방 위험이 커지면 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성태 KDI 박사는 “7조∼8조원 가량의 세수 결손은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구조개혁이 성과를 내도 당장 성장률을 올리기는 어렵지만, 경제주체의 위축된 심리를 풀어줘 간접적으로 성장세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경제 역동성 저하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통화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분기별 경제 성장률이 올라가는 추세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KDI는 “재정 및 통화정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지출 비효율과 저물가의 고착화라는 경제 하방위험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면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기 위한 구조개혁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DI는 내년 경제 성장률로 올해보다 0.1%포인트 높은 3.1%를 제시했다.

KDI는 올해 분기별 성장률(작년 동기대비)을 1분기 2.4%, 2분기 2.8%, 3분기 2.9%, 4분기 3.6%로 예상,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작년 1.8%보다 높은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6%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가 저금리 및 자본재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비용 하락 등으로 5.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1.0%에 비해 대폭 증가한 2.9%로 예상했다.

내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3.8%와 3.9%다.

소비자물가 증가율은 올해 유가하락 등으로 올해 0.5%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내년에는 유가하락 요인이 사라지면서 1.4%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올해 수출이 주요 수출대상국의 성장세 둔화와 엔저 등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 등으로 올해 1.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입 감소 등 교역조건 개선으로 경상수지는 1천100억 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예상했다. 내년에도 1천억 달러의 흑자로 대규모 흑자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53만명)보다 축소되겠지만 30만명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올해와 내년 실업률은 각각 지난해와 유사한 3.6%, 3.5%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 소비, 수출 지표가 모두 나빠지는 상황에서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KDI가 사실상 2%대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경제에 주는 충격을 고려해 3.0% 전망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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