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외이사 후보 찾기 힘들다

금융권, 사외이사 후보 찾기 힘들다

입력 2015-01-28 09:31
수정 2015-01-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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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사외이사 구인난에 빠지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 분위기로 관료 출신이 금융사 사외이사로 가기 어렵게 된 데 이어 ‘KB 사태’ 이후 당국이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사를 찾아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중립적인 민간기관의 ‘전문가 풀(Pool)’ 운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제안받았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KB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3월 주총에서 물러나기로 함에 따른 후속 인선 절차다.

KB금융은 주주 추천 인사를 바탕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을 구성한 뒤 인선자문위원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두루 갖추면서 결격 사유가 없는 명망 높은 인사를 7명이나 동시에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사외이사 후보 풀이 제한된 상황에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인사들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전문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사가 사외이사 구인난에 빠지게 된 것은 퇴직 관료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될 수 있는 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애초 금융사의 사외이사 자리는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와 교수가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118개 금융사 중 이사 명단이 공개된 88곳에서 작년 1∼3분기 에 신규 선임된 120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47명(39.2%)에 달했다. 그 뒤는 학계(25.8%) 출신 인사가 이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이 커지면서 관료 출신 인사의 금융권 사외이사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진 분위기다.

이어 작년말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사외이사 전문성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특정 직군에의 ‘쏠림 현상’ 없도록 하는 내용의 모범규준을 내놓으면서 교수들에게도 사외이사 문턱이 높아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사외이사 구인난’은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며 전·현직 기업인이나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다양한 전문가 집단을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개별 금융사들이 검증된 전문가 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중립적인 기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미리 검증해서 사외이사 후보 풀을 운영할 공익기구가 있어야 한다”며 “상장회사협의회나 기업지배구조원 등이 이런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중립성과 신뢰성 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국내에서 금융권 사외이사 후보 풀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렵게 모범규준을 마련한 만큼 당분간 어렵더라도 바뀐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유지해 나가야 전문가 후보군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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