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보도, 지상파·신문 낙제점…종편은 ‘글쎄’”

“탈북자 보도, 지상파·신문 낙제점…종편은 ‘글쎄’”

입력 2014-11-11 00:00
수정 2014-11-11 07: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언론진흥재단 연구보고서…”보도 관행 개선해야”

국내 언론의 탈북자 보도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학계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연구팀(김명준·임종섭 교수)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최근 발간한 ‘미디어에 나타난 탈북자 연구’에서 지상파 방송사(KBS·MBC·SBS)와 신문(조선·중앙·한겨레·경향)은 대체로 탈북자의 부정적인 역할을 부각하는 기사를 작성해 탈북공동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와 신문 기사에서 탈북자와 관련해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사회(부)적응’, ‘생활고’, ‘고통’, ‘일탈 행위’ 등 주로 부정적인 뜻을 담은 어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부정적 사건에 초점을 맞춘 탈북자 보도가 계속되면 불필요한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면서 “탈북자 관련 보도를 할 때에는 근원적인 대책이나 해법을 수립하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등 큰 틀에서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신문과 지상파의 탈북자 관련 기사 건수도 매우 적고, 이는 탈북자가 주류 언론의 관심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신문의 탈북자 관련 기획기사는 연간 3∼4건, 지상파는 연간 3건 미만에 그쳤다.

또 기획기사의 양에 비해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 수가 너무 많아 북한과 탈북 문제에 대해 전문성 있는 기사를 생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지적됐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2005년부터 2013년 말까지 탈북자 기획기사를 63명의 기자가 썼는데 이들 중 56명이 작성한 기사는 1∼4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다른 신문사와 지상파 3사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개국과 동시에 탈북자 관련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은 종합편성채널에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연구팀은 “종편 프로그램에 등장한 탈북자의 이미지는 북한의 생활정보, 지도자 계층 정보, 안보 관련 정보 등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이 컸으며 이들이 전달한 정보는 국내 전문가들이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집단 토크 포맷이나 예능 프로그램은 탈북자들의 ‘이중적 정체성’ 기제를 긍정적으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남북한간 민족적 동질성 못지않게 차이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북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탈북 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부각시켰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종편의 탈북자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상업주의적 발상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이 프로그램들이 단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권력층 내부 사생활과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줄이는 한편 보도와 예능을 구분해 정보와 오락의 기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1일 “탈북자가 2만7천 명에 이르는 현실에서 언론이 탈북자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찾고자 본 연구를 기획했다”면서 “이들이 미래 ‘통일의 가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도 새로운 각도에서 탈북자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